25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감리위에 출석해 감리위원들에게 "지난번 감정이 격해져 책임 운운하는 발언을 했다. 지나치고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위원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지난 17일 1차 감리위에 참석하기 위해 출석하던 중 금융감독원을 겨냥해 "언젠가 책임을 묻겠다"며 날 선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제재 여부를 놓고 당국과 공방을 벌이는 상황에서 당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 대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언론플레이가 심하다는 지적이 (일각이 아닌) 많은 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김 대표의 이날 사과는 자신에게 쏠리는 부정적인 시각이 자칫 감리위와 이후의 증권선물위원회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감리위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오전 8시에 열렸다. 먼저 주요 쟁점에 대한 전문검토위원의 보고를 받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이어 10시 30분부터 금감원과 삼성 측이 입회하에 대심제를 통해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수 감리위원장 겸 증선위 상임위원은 "1차 회의에서 당사자 간 의견을 청취한 만큼 오늘은 전문가적 판단을 바탕으로 차분히 논의를 진행해 효율적으로 회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감리위는 31일 3차 회의를 열어 삼성바이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증선위가 감리위의 심의 내용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어떻게 처리할지 최종 결론을 내린다.
한편 이날 감리위의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변경하고 이로 인해 흑자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분식회계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회계기준을 변경했다고 주장해왔다. 첫 감리위 직후에는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의사를 표명했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돼 이번 회의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그러나 금감원은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실제로는 콜옵션 행사가 일어
이에 따라 대표이사 해임 권고, 대표 및 법인 검찰 고발, 과징금 60억원 부과 등의 제재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최근 바이오젠의 콜옵션 관련 공시가 과거 회계처리 변경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