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한 단계 진화한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을 개발해 아파트 브랜드 상품성 제고에 나섰다. 2년 반 동안 정비사업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삼성물산이 미래형 주거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힌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주택시장 복귀를 염두에 두고 래미안 브랜드파워를 강화할 '스마트 IoT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다음달 1일 '래미안 IoT 홈랩(HomeLab)' 공식 개장을 앞두고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서 '스마트 IoT 플랫폼' 기술을 공개하는 기자간담회를 했다.
'스마트 IoT 플랫폼'은 단순 음성명령이나 동작을 통해 전자기기를 조절하는 수준을 넘어 각 입주민의 성향과 생활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주거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건설업계에서 내세운 IoT 시스템에서 한 단계 진화해 '생각하는 IoT'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각 방을 사용하는 가구 구성원의 손동작과 음성에 맞춰 생활 공간이 조정된다. 현관문 앞에 설치된 '스마트미러(거울)'는 집으로 들어온 사람의 취향에 따라 날씨부터 스포츠 뉴스까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주방에서 인공지능(AI) 시스템인 '빅스비'를 호출해 집 청소를 부탁하면 거실에 있는 로봇청소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거실에 있는 스마트미러로는 집 곳곳에서 가동되고 있는 전자기기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김명석 삼성물산 상품디자인그룹 상무는 "이번 기술을 통해 아파트와 전자·통신기기 간 융합의 첫발을 뗐다"며 "집이라는 하드웨어 중심의 주거 IoT 시스템을 소프트웨어까지 갖춘 고객 중심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약 1년간 IoT 플랫폼을 개발해 왔다. 문정동 전시장 명칭도 연구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랩(lab)'이라는 표현을 썼다.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 IoT 관련 기업 13곳이 참여했다. 김 상무는 "개발 예산은 기업 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서는 상용 단계까지 도달한 종합 IoT 플랫폼을 직접 시현할 수 있다. 현관을 비롯해 주방, 거실, 안방, 운동방, 공부방, 영화관 등 7개 주거 공간을 구성하고 각 공간의 특성과 이를 주로 사용하는 사용자 성향에 맞춰 총 19종의 다양한 IoT 상품을 적용했다.
연내 상용화를 추진 중인 삼성물산은 내년 분양을 앞둔 9개 사업장과 공사 단계에 있는 래미안 단지에 IoT 플랫폼을 적용한다. 단지 소유주 선택에 따라 희망자에 한해 개별 아파트에만 시스템을 적용할 수도 있다. 김 상무는 "올해 분양에 나서는 서초우성1차도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조합원들에게 제안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추가 수주에 따른 신규 아파트 적용 여부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백종탁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전무)은 "우리 수주 기준에 부합하는 양질의 사업장에 대해서는 꾸준히 접촉하며 사업 참여를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김 상무도 "앞으로 정비사업 참여를 안 한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물산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과거에 열었던 스타일 발표회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매년 아파트 주거 트렌드를 대중에 공개하는 '래미안 스타일 발표회'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물론 삼성물산이 IoT 플랫폼을 개발해 쇼룸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정보기술(IT)을 담은 행사를 진행해 왔다. 삼성물산은 1999년 국내 최초로 사이버 아파트 시스
그러나 삼성물산이 최근 대치쌍용2차 수주전 참여를 검토한 것으로 확인돼 향후 움직임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5년 12월 서초무지개아파트 시공사 선정 참여를 끝으로 사실상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손을 뗐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