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대한민국 회계대상 / 대상 현대캐피탈 ◆
↑ 정태영 부회장 |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대표이사)의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의 낮은 회계감사보수 관행을 개선하지 않고, 턱없이 부족한 감사시간과 보수를 유지하면 자칫 부실 감사를 유발하고 주주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실무진은 업무 부담과 비용 증가를 이유로 일부 부정적인 의사를 피력했지만 정 부회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시 정 부회장은 "해외처럼 투명한 감사를 받으려면 합당한 수당을 제공해야 한다"며 회계감사에 지급하는 보수를 현재보다 3배가량 인상할 것을 지시했다.
현대캐피탈은 이에 따라 2013년 3억원이었던 감사보수를 이듬해 9억2000만원으로 인상했다. 같은 기간 감사시간은 3630시간에서 8940시간으로 증가했다. 삼정회계법인은 현대캐피탈 회계팀과 더욱 많은 소통을 통해 꼼꼼한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현대캐피탈은 업계에서 선진국 수준의 회계투명성을 자랑하는 회사로 손꼽히게 됐다. 정 부회장은 "회계감사 강화는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닌 주주를 위한 일"이라며 "감사보수 인상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감사인과의 소통을 통해 회계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정부가 지난해에야 회계개혁을 통해 마련한 정책인 '표준감사시간제'와 '핵심감사제'의 표본이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은 현대캐피탈의 이 같은 노력을 기려 초대 '대한민국 회계대상'에서 현대캐피탈을 대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31일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회계대상' 시상식에서는 대상 수상자인 현대캐피탈을 비롯해 LG전자, SK텔레콤, 동방에프티엘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그동안 회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이진복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전 정무위원장)과 송인만 성균관대 명예교수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
↑ 31일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회계대상` 시상식에서 최근 연임을 확정한 최중경 한국공인중계사회장(왼쪽 셋째부터)이 소개를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한덕수 심사위원장(전 국무총리),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 김교태 삼정KPMG 대표(회장) 등을 비롯한 내빈 100여 명이 박수를 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위해 '회계개혁 및 투명성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회장은 "한국은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집계한 회계투명성 순위에서 총 평가국 63개국 가운데 63위를 차지했다"며 "회계경쟁력 부문에서 우리가 후진국이라 생각하는 인도나 태국보다 약하다는 게 적나라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장 회장은 "대한민국 경제의 견고한 발전을 위해 자본시장 투명성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 기업들이 오늘 수상자를 본받아 투명한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이날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현대캐피탈의 정 부회장은 투명회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향후 수상 기업들과 함께 회계 발전의 초석이 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먼저 대한민국 경제·경영 발전을 위해 이 같은 상이 생겼다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