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현대백화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000원(5.63%) 오른 11만2500원에 마감했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이번주 들어 8.2% 상승했다. 이날 기관은 현대백화점을 약 90억원, 외국인은 약 30억원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약 130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KB증권, DB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는 최근 현대백화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하반기에 개관할 면세점에 대한 기대감이 미리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11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에 면세점을 열 예정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면세점 개점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최근 중국 웨이상(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상인) 성장으로 중국 보따리상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고, 강북권 면세점 품절 등으로 이들의 수요를 다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강남권 면세점의 실적이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면세점 부문의 내년 매출액이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면세점을 위해 투자한 금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현대백화점의 2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4~5월 기존점 성장률은 전년 대비 3% 수준으로 무난하며 6월은 전년보다 공휴일이 2일 더 많아 전망이 밝다"며 "명품·생활가전의 매출 호조로 백화점의 양호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와 달리 가전 수요는 계절성의 한계를 넘어 환경 이슈와 함께 청정기, 건조기, 고가 청소기, 의류 스타일러, 정수기 등 다양한 카테고리 내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특정 구매 주기에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전제품 구매 패러다임의 변화를 수익성 개선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현대백화점이 유통업종치고는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아 주가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은 9.1배로 유통업종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매수'를 추천했다. 목표주가는 13만5000원을 유지했다.
반면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 목표주가를 12만2000원으로 22% 상향했음에도 투자의견을 '보유(HOLD)'로 제시했다. 면세점 사업은 밸류에이선 상향 요인이 맞지만 이미 주가 상승에 반영됐기 때문에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또 면세점 개점 준비 과정에서 무역센터점 일부 층을 활용할 수 없는 것이 올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 기관 3곳 이상이 예상한 현대백화점의 올해 매출액은 1조8580억원으로 전년 동기
NH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을 이보다 낮은 3659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7.1% 낮은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무역센터점 공사로 인한 실적 영향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 낮아지는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