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1등급자가 1100만명을 넘어서면서 변별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어림잡아 국민 4명중 1명꼴로 신용등급이 최고 수준인 것이다. 이렇다보니 실제 국민들의 신용도가 과거 대비 뚜렷하게 개선된 것인지, 아니면 전통적 금융거래 기반에서 벗어난 통신요금 납부 이력 등 비금융 정보 반영과 같은 일련의 정부 정책에 따른 '선심성' 효과로 봐야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위 개인신용평가회사 나이스평가정보 기준 올해 3월말 현재 신용등급 1등급자는 1147만1196명으로 전체 평가자 4541만5570명의 25.22%를 차지한다. 적어도 국민 5명중 1명이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단순 비교 시 1년 전 1052만6412명 대비 신용등급 1등급자는 94만4784명 증가한 것이기도 하다.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등급 1등급자는 2016년 말 669만4696명에서 2017년 말 705만8611명으로 36만3915명 늘었다. 나이스평가정보와 공시 주기가 달라 동일 기간 비교는 어렵지만 신용등급 1등급자 차이가 크게 400만명 이상 벌어지고 증가 폭도 3분의 1 수준이다.
이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두 기관의 평가 방식이 보수적이냐 아니냐에 따라 신용등급 1등급자 통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KCB 평가를 나이스정보 대비 보수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적 관점에서는 두 기관 중 비금융 정보 반영 등 정부 정책에 좀 더 적극 대응하는 곳에 따라 고신용자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말한다.
또 양 기관의 개인신용평가방식과 각 평가 항목에 대한 비중 반영 수준이 다른 만큼 양 기관의 신용등급 평가 결과에 대한 맞다, 틀리다는 논할 수 없다. 다만 고신용자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양 기관의 통계치를 볼 때 금융기관 입장에서 이들 기관의 신용등급 산출 결과를 신뢰하는 수준을 크게 달라지는 양상이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1금융권으로 불리는 시중은행은 신평사의 신용등급보다는 그동안 금융거래를 하면서 축적한 자체 데이터에 따른 평가 등급에 대한 가중치를 높이 매기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신평사 신용등급비중을 80% 이상 대출 심사에 참고했다면 지금은 50% 정도만 신뢰하는 방식이다. 고신용자가 많아짐에 따라 변별
신평사들은 고신용자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저금리 등 금융환경을 둘러싼 요인을 꼽는다. 신용등급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연체율이 감소하는 등 실질적으로 국민의 신용상 체질이 과거 대비 크게 나아졌다는 것이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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