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금감원은 현장 방문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오는 18~21일 나흘간 개인사업자대출 급증 상호금융조합을 금감원이 직접 찾아간다. 개인사업자대출 건전성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리스크 관리 방안 등에 대한 경영진 면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면담 대상은 신협 16곳, 농협 16곳 등 조합 총 32곳이다. 작년 면담 대상이었던 26곳보다 6곳 늘었다. 18일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서울, 대전 순으로 진행된다. 면담에는 신협 이사장, 각 중앙회 지역본부 간부 등 4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장 면담에서 금감원은 개인사업자대출 건전성 관리와 함께 부동산 등 특정 업종에 편중되지 않도록 유도한다. 그러면서도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는 개인사업자가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해당 조합별 자금 조달·운용상 애로사항과 건의사항 등에 대한 의견도 수렴할 예정이다.
면담 시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상호금융권 채무상환비율(DSR)과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에 대한 감독 방향도 설명한다. 이 밖에 상시 집중 모니터링 대상 조합을 50곳에서 60곳으로 늘리고, 모니터링 주기도 매주에서 매일로 강화하기로 했다.
감독을 강화하는 배경은 최근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로 상호금융조합의 가계대출 증가가 크게 둔화했지만 개인사업자대출은 증가했기 때문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조1000억원 불어난 300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1~5월) 들어 11조3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0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다.
2015년 말 239조2000억원이었던 개인사업자대출은 3년5개월 만에 30%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이 16.2% 증가(559조6000억원→650조5000억원)하고, 대기업 대출은 4.6% 감소(164조4000억원→156조9000억원)한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가파른 증가세는 불경기로 인한 '생계형 대출'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올해부터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돼 대출이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풍선 효과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가계대출을 충분히 받지 못하게 된 개인사업자들이 사업자 명의로 돈을 더 빌렸다는 설명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호황에 따른 대출 증가도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업종
가파른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상호금융조합 역시 마찬가지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상호금융조합의 개인사업자대출은 49조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과 비교해 1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조합의 가계대출이 0.2%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증가율이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