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건축물 화재에도 불구하고 불에 잘 타는 스티로폼 재질의 외벽 마감재가 널리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부터 올 초 밀양 요양병원 화재, 최근 세종시 아파트 공사 현장 화재에 이르기까지 스티로폼 재질의 건축자재가 피해 규모를 키웠다.
29일 건설자재 업계에 따르면 수원, 의정부, 동탄, 화성 등 수도권 아파트 건설 현장 다수에서 스티로폼 재질의 건물 외장재가 시공됐거나 시공될 예정이다.
현행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상 건축물의 내부 및 외벽 마감에는 불연재나 준불연재 같은 난연성 자재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마감재는 시공원가를 아끼기 위해서는 껍데기는 다른 재료로 만들더라도 내부는 스티로폼으로 채우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이 때문에 공장과 창고 등 특수목적 건축물은 물론 주택을 시공할 때에도 스티로폼 자재를 널리 써왔다.
하지만 스티로폼은 불에 잘 타는 데다 탈 때 유해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를 유발하는 문제가 있다. 작은 화재가 대형 참사로 번지는 일이 계속되자 정부가 유리섬유나 페놀폼 등을 이용한 난연성 자재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법제화까지 됐음에도 스티로폼 자재가 판치는 이유는 제대로 된 관리감독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난연자재 사용을 입증하려면 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등 연구기관에서 성적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성적서를 받는 곳에는 제대로 된 난연자재를 제출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저가 스티로폼 자재를 시공하는 식의 편법이 횡행하고 있다. 제대로 된 난연자재가 시공되는지에 대한 현장점검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난연자재 의무화가 잘 지켜지지 않자 국토교통부는 올해 3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건설·건축 관련 협회에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국토부는 공문을 통해 "단열재, 도장, 코팅재료 등 모든 마감재료는 물론 장식 용도로 일부 설치되는 재료 또한 준불연재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몰딩 등 장식용 외장재는 준불연재 사용률이 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연성 외장재를 제조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제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