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앞두고 5일 코스피가 장중 225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미국이 6일부터 중국산 818개 품목에 340억달러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이에 대해 결사항전을 선언한 만큼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탓이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91포인트(0.35%) 내린 2257.55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한때 2270선을 회복했으나, 외국인 매도 폭이 확대되며 연중 최저점(2243.90)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95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였는데 이날은 순매도로 전환한 것이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18억원, 45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이 매수 우위를 보인 건 닷새 만이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다소 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향후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최근의 주가 급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서 과민 반응하는 성격이 있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심각한 교역 위축이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가 2300선을 하회했으나 일시적인 현상이며 미·중이 자기파괴적 행동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확률은 극히 낮아 주식 분할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고 했다. 코스피 2300선이 여전히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유 연구원은 "미국은 현재 갈등 구도를 무역전쟁으로 확산해 글로벌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갈 이유가 없고 중국은 보복관세 부과 장기화로 경제적 손실이 커 상당 부분 양보가 불가피하다"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중이 갈등 타결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오찬수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내 증시와 중국 증시의 상관성이 매우 높아져 있고 시장이 악재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도 "과거 실적·미래 추정치를 함께 고려한 주가수익비율(PBR) 1배인 2230선은 지킬 것"이라고 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약 1% 떨어졌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5.05포인트(0.63%) 내린 794.05로 마감했다. 개인은 411억원어치, 기관은 33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337억원어치를 샀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