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00억원 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중국도 보복 방안 마련에 나서는 등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전쟁이 격화되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11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9.21포인트(0.88%) 하락한 2만4700.45로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82포인트(0.71%) 내린 2774.0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59포인트(0.55%) 하락한 7716.6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이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주목했다. 5%의 급락세를 보인 국제유가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도 큰 폭 하락하면서 주가를 짓눌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와중에 트위터를 통해 "브뤼셀에 있지만, 항상 우리 농부들을 생각한다. 그들은 15년 동안 힘들었다. 다른 나라의 관세와 무역장벽이 그들의 사업을 파괴했다"며 "농부들에게 평등한 경기장을 제공하기 위해 싸울 것이고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추가 관세 강행에 충격을 받은 중국이 보복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보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 행위는 전형적인 무역 패권주의이며 중국은 필요한 반격을 할 것"이라면서 "합법적인 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NATO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유럽과의 긴장도 팽팽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에서 에너지를 대거 수입하는 데 대해 '러시아의 포로'라고 비난했다. 또 NATO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늘릴 것을 압박했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를 제외한 전 업종이 내렸다. 유가 폭락으로 에너지주가 2.15% 내려 가장 부진했다. 무역전쟁 우려로 공업분야도 1.69% 내렸다. 유틸리티는 0.87% 올랐다.
제약주의 충격이 특히 컸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제약업계의 약값인상을 비판한 뒤 화이자가 인상 계획을 철회한 영향이다. 화이자와 함께 바이오젠과 머크 등 주요 제약사의 주가가 동반약세를 보였다.
이날 종목별로는 무역전쟁에 민감한 보잉 주가가 1.9% 내렸다. 캐터필러는 3.18% 하락했다. 엑손모빌 주가는 1.3%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미국의 물가 압력을 확인했다. 미국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3%(계절조정치) 상승했다. WSJ 조사치는 0.2% 상승이었다. 6월 PPI는 전년 대비 3.4% 상승했는데, 이는 201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긴장이 다시 커지면서 향후 기업 실적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2.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17% 상승한 13.5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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