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국제신용평가사인 S&P글로벌신용평가는 12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은행회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3국 정상의 관계가 세계경제에 끼칠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S&P는 지난 10여 년간 중국 경제성장에서 순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0에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중국 경제성장에 타격을 입히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여기에 지금까지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품목이 고부가가치가 발생하거나 대체가 어려운 품목이 아니어서 영향이 크지 않다고도 설명했다.
반면 S&P는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봤다. 한국과 대만, 말레이시아 등 국가는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경우도 많지만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가는 경우 역시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밖에 간접적인 타격도 이머징마켓이 조심해야 할 요소다. 무역 분쟁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 투자자들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을 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물가가 뛸 경우 금리 인상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S&P는 미국이 범위를 넓혀 휴대전화나 메모리, SSD에까지 관세를 매긴다면 한국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이들 품목은 미국의 전체 수입 가운데 중국 비중이 큰 품목으로,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품목이기도 하다.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줄어들 경우 미국은 대체품으로 한국에서의 수입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킴엥 탄 S&P 상무는 "중국은 순수출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무역전쟁의 영향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강한 일부 품목에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이 수혜를 보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이 현 수준에서 신용도가 더욱 향상되기는 힘들다고 S&P
이날 행사는 현장에서 참가자들 의견을 반영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향후 3년 내 중국에서 금융위기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설문에서 53.4%가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