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출시된 72개 목표전환형 펀드 중 최근 1개월간 플러스 수익률을 보인 펀드는 19개에 불과했다. 이 중 대다수는 채권형으로 전환해 수익률이 1% 안팎에 불과했고, 그나마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는 KB미국금융주목표전환펀드(3.64%), 유리글로벌거래소목표전환형펀드(2.53%) 등 해외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대다수 펀드는 조정장을 맞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으로 치명타를 입은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목표전환형 펀드들의 성적이 좋지 못했다. 하이중국4차산업목표전환형 펀드3은 최근 1개월간 8%를 넘어서는 손실률을 보였고, 동양차이나본토목표전환 펀드와 하이천하제일중국본토목표전환형 펀드 역시 -7~-6%대 수익률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조정 국면에 놓이면서 국내에 투자하는 목표전환형 펀드 역시 시들하기는 마찬가지다. 남북 경제협력 수혜주에 투자하는 하나UBS그레이터코리아목표전환 펀드는 최근 1개월간 손실률이 5%를 상회했고, 코스닥150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트폴리오에 두루 담는 BNKKOSDAQ150분할매수목표전환형 펀드 역시 -3.17% 수익률로 고전하고 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설정 후 5~8%가량 수익을 내면 채권형 펀드로 전환해 수익률을 유지한다. 2016년에 출시한 목표전환형 펀드는 5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가파르게 증시가 오르면서 59개가 신규 설정됐다. 짧은 기간에 약간의 이익을 본 뒤 빠져나오려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상품으로 시장 레벨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각광을 받았다. 이 같은 추세는 변동성이 부쩍 커진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다. 1월에서 3월 사이 출시된 목표전환형 펀드만 59개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글로벌 증시가 비틀거리자 단기간에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펀드 출시가 뚝 끊겼다. 매월 10개 이상 신규 목표전환형 펀드가 출시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신규 목표전환형 펀드가 단 1개 상품에 그칠 정도다.
수익률 부진에 설정액 역시 크게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1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이 유입됐지만 2분기에는 1000억원도 채 모이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1개월 동안은 24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설정액이 줄고 있는 양상이다. 6월 이후 신규 출시된 7개 목표전환형 펀드 중 설정액 100억원을 넘긴 상품은 '유리베트남분할매수목표전환형 펀드'와 'KB미국인덱스목표전환 펀드' 2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목표전환형 펀드가 하락장을 방어할 만한 장치를 갖추고 있지 않아 일반 주식형 펀드와 큰 차별성을 드러내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배트를 짧게 잡고 투자하는 상품이지만 절대 수익을 보장하기는 힘들다는 얘기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글로벌 시황이 비틀거리면서 불과 몇 개월 만에 목표전환 펀드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며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하반기 증시 역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