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라오스통신(KPL)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께(현지시간) 라오스 남동부 아타푸주에 있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일부 무너져 인근 6개 마을로 50억㎥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SK건설은 "전체 댐이 붕괴된 것은 아니고 주변에 둑처럼 만든 5개 보조댐 중 하나가 넘치면서 상층부가 유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다수가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또 1300가구, 약 66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재난당국은 군인과 경찰, 소방대원 등 가용한 인력을 총동원해 구조 및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KPL에 따르면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는 정부 회의 등 모든 일정을 연기하고 구호활동 등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피해 지역으로 향했다. 아타푸주는 정부 기관과 다른 지역 기관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한 옷, 음식, 의약품 등 긴급구호품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SK건설이 2012년 한국서부발전, 현지 기업, 태국 전력회사와 합작법인(PNPC)을 구성해 수주했으며 2013년 2월 착공했다. 약 10억달러(1조13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SK건설은 PNPC 지분 24%를 보유 중이다. KPL에 따르면 세피안-세남노이 댐은 한국 건설회사가 BOT 방식을 통해 라오스에 투자한 첫 사례다. BOT 방식은 건설(Build)하여 소유권을 취득한(Own) 후 국가에 기부채납하는 방식(Transfer)을 말한다. SK건설은 30년간 직접 운영을 통해 사업비를 회수한 뒤 라오스 정부에 시설을 넘겨줄 계획이다.
높이가 74m, 너비가 1.6㎞, 발전용량은 410㎿급인 이 댐은 올해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라오스 당국은 이 댐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90%를 태국에 수출할 계획이어서 현지에서 사용되는 전력은 10%에 불과하다. 환경단체들은 댐이 메콩강에 끼칠 영향을 우려해 이 댐의 건설을 반대해왔다.
SK건설은 현지와 본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구호활동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안재현 사장과 해당 사업 담당 본부장은 사고 직후 사태 수습을 위해 라오스 현지로 출국했다.
SK건설 관계자는 "현재 라오스 정부와 협조해 인근 마을 주민들을 대피시켰고 침수 지역에 대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SK건설 책임론'에 대해 SK건설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라오스 주재 한국대사관은 "현재까지 우리 교민이나 주재원, 시공사 관계자 등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한인회 관계자는 "지난 22일부터 보조댐 일부에 균열이 발생해 대피령이 내려졌다"면서 "5개 보조댐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보조댐이 붕괴됐으며 라오스 소셜미디어에는 실종자가 50~70명이라는 소식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SK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 금액 업계 1위를 달렸을 정도로 글로벌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해외 사업이 작지 않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 등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해외 건설 수주가 주춤한 가운데 동남아시아 등에서 공들이고 있던 상황이라 이번 사고가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
[손동우 기자 / 김덕식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