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가 올해 1∼7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한 주식시장의 투자자별 거래대금 비중을 분석한 결과 개인 거래 비중은 높아지고 외국인·기관 거래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 거래 비중은 올해 7월 말까지 67.6%를 기록해 작년보다 4.3%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거래 비중은 18.4%로 2.9%포인트 감소했고, 기관은 13.1%로 1.2%포인트 줄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은 개인 거래 비중이 53.4%로 전년보다 6.7%포인트 늘었다. 외국인 비중은 26%, 기관은 19.6%로 지난해보다 각각 4.9%포인트, 1.4%포인트 감소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벤처기업 상장절차 완화 등으로 돈이 몰렸고, 이후 바이오주와 대북테마로 이어지는 순환매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자금 유입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인들의 거래 비중이 70%를 넘긴 것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주목받던 1월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4월 등 두 차례였다.
다만 홍 연구원은 개인 거래 비중이 높다고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주도한다고 보긴 힘들다고 했다. 홍 연구원은 "최근 증시가 2300선 밑에서 약세를 보인 이유는 중국 상하이증시 등 외부 충격도 컸지만 외국인 매도 공세에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이 버텨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신용잔액이 줄어들고 있어 개인들이 더 힘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잔액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12조원을 훌쩍 넘겼지만 지난달 말 1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 대형주(시가총액 1~100위)의 개인 거래 비중은 38.5%로 전년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은 34.2%로 전년보다 3.8%포인트 감소했다. 중형주도 개인 거래 비중이 62%로 전년보다 3.3%포인트 늘어난 반면 외국인과 기관 거래 비중은 줄었다. 소형주(301위 이하)는 개인 거래 비중이 90.1%로 압도적이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들 거래 비중이 높은데도 외국인보다 시장에 미치는 힘이 약한 이유는 투자기간이 짧기 때문"이라며 "개인들은 낙폭 과대주, 테마주 중심으로 투자 호흡을 짧게 가져가지만 외국인은 꾸준히 시장에 머물러 있는 편이고 시장 방향성이 정해졌을 때 이들 수급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결국 개인들이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소형주 혹은 테마주 정도이고, 이들 종목에 대한 거래는 시장 흐름을 주도하기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증권 업계는 개인들이 주로 투자한 종목으로 제약·바이오와 남북경협 테마주 등을 꼽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주가나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비싸다 보니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남북경협주는 뉴스에 따라서 그날그날 등락이 워낙 심해서 이에 따른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주도 개인들이 주로 투자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한화투자증권우(99.9%) 노루홀딩스우(99.8%) DB하이텍1우(99.7%) 등이었다. 개인 거래 비중이 97%를 웃도는 54개 종목 중 46개 종목이 우선주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인들 힘이 외국인을 압도하긴 쉽지 않지만 개인 역시 수급의 한 축이고 상황에 따라 수급 응집력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
이런 가운데 올해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줄고 기관·외국인 투자자 거래 비중이 확대됐다. 코스닥시장의 개인 거래 비중은 85%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포인트 줄었고 외국인은 9%, 기관은 5.1%로 작년보다 각각 1.6%포인트, 0.6%포인트 올랐다.
[정슬기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