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12.7%로 집계됐다. 최근 분할 재상장으로 주가가 떨어진 효성을 제외했지만 기관(6.7%)이나 외국인(3.7%)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1.9%)나 코스닥(-4.1%) 변동률조차 이기지 못했다. 지난 상반기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던 남북 경협주와 제약·바이오주가 부진에 빠지자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는 '개미'는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 있는데 실제로 지난 10년간 개인투자자들은 단 한 번도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주식투자로 수익을 낸 해도 2009년과 2010년, 2017년 등 3개 연도에 불과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 변동률을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일례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가 40.7% 급락했는데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종목은 주가가 평균 61.7% 떨어졌다. 같은 해 기관과 외국인이 선택한 종목은 각각 평균 41.4%, 21.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듬해인 2009년 코스피는 49.7% 급등했는데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71.4%, 89.9% 수익률을 낸 반면 개인의 수익률은 40.6%에 불과했다. 시장이 떨어질 때는 누구보다도 더 큰 손해를 보고 시장이 오를 때는 지수조차 못 따라가는 상황이 계속 반복됐다. 홍춘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업투자자가 아닌 이상 개인들은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기업정보와 분석능력이 열위에 있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서 1조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내는 기관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 저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부터 지난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8344억원, 1537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나 홀로 1조114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시가총액 비중이 큰 업종을 위주로 물량을 쏟아내며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줬다.
전기전자와 금융 업종에서 각각 4901억원, 3833억원을 팔아치웠고 유통(1995억원), 서비스(1760억원), 전기가스(910억원), 음식료(714억원) 등도 동반 순매도했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개미'들이 수익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에게 군중심리에 따라 섣불리 매매하지 말고 직접 종목을 고를 수 있는 혜안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또한 주식시장에서 세금을 거둬가는 데 그치지 말고 제도적인 측면에
박석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나 기관이 (개인에 비해) 특정 종목에 대한 정보가 좀 더 빠르고 정확할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이 파는 부분에 대해서 개인들이 저가 매수를 시도하면 수익률이 안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