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지금은 미국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야 한다. 더욱 중요한 포인트는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상에 대한 불만 발언 이후 금리 인상이 더뎌질 가능성을 짚어 봐야 한다. 그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도 일정 부분 의미가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다.
최근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가 상승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중요하다. 최근에 일어난 신흥국 변동성 확대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생산자물가지수는 상승하지 않았다. 즉 비용 측면에서 물가 상승 강도가 아직은 현저히 낮다. 물론 실업률도 4% 미만으로 완전고용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은 일정 부분 나타나고 있지만 강도는 낮은 수준이다. 2.3%의 근원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보면 실질 임금 상승률은 겨우 1%대 초반이다. 이는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연 2.2% 평균 실질 상승률보다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따라서 명분이 만들어지면 향후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좀 더디게 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
연말까지 미국의 장단기 금리 차는 천천히 축소될 확률이 높다. 적어도 올해 4분기 중간까지는 미국 증시에 초점을 맞추며 성장주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향후 근원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안정을 찾는다면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 경우 달러 지수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1998~2000년 시기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과거 아시아 신흥국 위기가 나타났을 때 미 연준은 금리 인상을 멈췄다. 오히려 금리를 0.75% 급하게 인하했다. 이때 달러 지수 역시 10% 정도 급락했다. 이번 사이클은 과거 사이클과 비슷하지만 금리를 급격히 내릴 필요가 있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남미지역 구제금융과 터키 구제금융 가능성 등을 볼 때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현저하게 낮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아직은 신흥국 시장 투자를 늘리는 것은 시기상조로 판단된다. 1997년 한국 증시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고 9개월 동안 바닥을 다진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주식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