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송금은 별도 보안카드 없이 비밀번호나 지문인식만으로 송금할 수 있다. 은행 간 계좌 이체 방식보다 인증 절차가 간편해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것보다 속도가 절반 이상 단축된 20초 이내에 송금이 완료된다. 대부분 송금 시 수수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대신 이용자에게 투자 중개나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전자금융업자의 간편송금 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간편송금 거래액은 11조6118억원이다. 이는 1년 전 연간 전체 이용 금액과 비슷한 규모다. 2016년(2조4413억원)과 비교해보면 389.7% 증가했다. 지난 5월까지의 실적을 기초로 추정해보면 올해 연간 이용 금액은 27조868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2020년에는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성장 속도는 글로벌 추세와도 맥을 같이한다.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올해 세계 모바일 간편송금 규모가 9300억달러(약 1051조원), 내년에는 1조달러(약 113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 건수를 보면 단순히 규모뿐 아니라 실제로 이용 빈도와 이용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이용 건수는 2억3633만건으로 2016년 5113만건과 비교하면 362.2% 증가했다. 건당 평균 이용 금액도 2016년 4만8000원에서 작년에는 5만1000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7만1000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1만~2만원 단위 소액뿐 아니라 수십만 원 단위 송금에도 간편송금을 이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각 사는 1회 송금 한도를 50만~150만원, 하루 송금 한도는 50만~20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아직 간편송금 시장은 2030세대에 이용이 집중돼 있다. 연령별 고객 비중을 살펴보면 20대와 30대를 합쳐 7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40대(8.3%)와 50대(3.9%)도 점점 이용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여서 확장이 기대된다.
간편송금 시장은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개인 간 대출(P2P)처럼 다수 업체가 난립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토스와 카카오페이가 간편송금 시장을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이들 업체는 금액 기준 96.4%, 건수 기준 97.0%를 차지했다. 토스와 카카오페이 외에도 네이버·NHN페이코·LG유플러스·핀크 등이 있지만 이들은 3%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관리감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은 보고 의무를 강화한다. 금감원 측은 "현 선불전자지급업자의 업무보고서로는 간편송금 거래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전자금융업자 업무보고서에 간편송금 거래 현황 등을 보고하도록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간편송금 업자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경우
간편송금 거래 비중이 가장 큰 비바리퍼블리카·카카오페이는 적자 상태다. 재무 상태가 개선되고 있기는 하나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당국 판단이다.
금감원 측은 "고객 자산인 미상환 잔액 중 일정 비율을 안전하게 예치하는 방안 등을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