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서울 강남구청을 찾은 민원인들이 별도로 마련된 창구에 임대사업자 등록 신청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주택자들의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 방침을 밝히자 늦기 전에 '막차'를 올라타려는 다주택자들의 임대등록 '러시'로 한때 구청 업무가 마비됐다. 3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본격적인 업무 개시 이전부터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문의·신청하기 위한 방문자들 줄이 10~20m가량 길게 늘어섰다. 송파구청, 구로구청 등 다른 구청 상황도 비슷했다.
이런 임대등록 러시는 지난달 31일 김현미 장관이 "정책 의도와 다르게 세 감면을 겨냥한 '투기'가 나타나는 것 같다"며 "과도한 세혜택을 일부 조정하려 한다"며 세혜택 축소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미 기획재정부 등과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감면 등 전반적 세제혜택 조정 검토에 착수했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3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시장이 과열된 지역에 한해 신규 주택을 취득해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경우 일부 과도한 세제 지원의 축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제도 보완 문제는 목적과 효과, 부작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관계 부처 간 협의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얼마나, 어떻게 축소할지 방안을 신속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어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과열지역 신규 취득주택에 한정된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기준시점이 언제인지 등 이해당사자가 궁금해하는 세부사항에 대한 정보는 부족해 혼란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주택시장 침체기 때 발표했던 양도소득세 100% 감면 적용은 연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신규 주택 구입과 임대등록이 이어질 상황에서 불붙은 집값이 바로 꺼질지 의문이다.
실제 정부가 구체적 안을 발표해 혜택이 없어지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등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다.
다주택자들이 임대등록에 목을 매는 건 등록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장기투자 수익이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매일경제가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도움을 받아 시뮬레이션한 결과 임대사업자 등록에 따른 인센티브가 사라지면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이 억 단위로 늘어나게 된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50대 김 모씨가 시세 25억원(공시가격 20억원)짜리 자가주택에 거주하면서 16억원(공시가격 11억5000만원)짜리 집을 임대로 내놓는 경우 인센티브 적용 여부에 따라 1억5000만원 가까운 세금 차이가 난다. 임대주택 공시가격이 9억원을 초과해 종부세는 1373만원으로 변함없다. 하지만 임대주택을 8년 후 20억원에 매각할 때 양도세는 중과 배제 및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을 받을 경우 4177만원인 반면 이런 혜택이 사라지면 1억9068만원으로 늘어난다.
똑같은 자가주택에 거주하면서 시세 9억원(공시가격 5억4000만원)짜리 집 두 채를 임대로 등록하는 경우에는 종부세도 차이가 난다. 인센티브 적용 시 358만원, 배제 시 1375만원이다. 8년 임대 후 9억원짜리 집 한 채를 12억원에 매각한다고 가정할 때 양도세는 인센티브 적용 시 1735만원이다. 반면 인센티브가 사라지면 1억6846만원으로 늘어난다. 결국 다주택자 입장에선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 등록을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인 셈이다.
더군다나 작년 말에 발표한 임대등록 혜택 외에도 연말까지는 양도세 감면을 100% 받을 다른 길도 열려 있다. 전용 85㎡ 이하 주택을 구입해 10년 임대
[이지용 기자 / 정순우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