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와이드베트남 2호 펀드는 국내에서 설정된 베트남 펀드 중 가장 먼저 나온 상품 중 하나로 처음에는 5년 만기 폐쇄형으로 출시됐다. 베트남 증시는 2006년부터 달궈지기 시작했으나 이후 2007년 3월 정점을 찍은 뒤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2009년에는 바닥을 치기도 했다. 이 펀드도 2011년 만기 때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하자 운용사는 수익자총회를 열고 만기를 5년간 연장해주고 개방형으로 바꿔 놓았다. 추가 불입은 안 되지만 환매는 가능하게 해준 것이다. 만기 연장에 동의하면 판매·운용보수를 안 받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지만 많은 투자자가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환매했다. 그렇게 2016년 만기가 돌아왔지만 수익률은 여전히 부진했다. 결국 운용사는 다시 신탁계약기간을 연장해주고 오는 11월 30일로 만기가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급격하게 반전됐다. 지난해부터 베트남 증시가 급등하면서 12년을 참고 기다려왔던 투자자들이 수익률 30%를 맛보게 된 것이다. 지난 4일 기준 이 펀드의 설정액은 275억원으로 설정 이후 수익률만도 28.65%에 달한다.
큰 수익이 났지만 이번에는 세금이 발목을 잡았다. 10년 동안 마이너스 펀드를 들고 기다렸는데 상당수 투자자들이 올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증권사와 은행 등 판매사 쪽에서 운용사에 만기 연장을 부탁해왔다. 펀드를 중간에 일부 환매하면서 과표를 줄이기 위함이다.
고성과를 바탕으로 베트남 펀드는 올해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올해 초 기준 전체 베트남 펀드의 설정액은 6827억원이었지만 지난 2월 초 1조원을 돌파한 이래로 매월 설정액 규모가 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조정 국면에 진입한 최근 3개월 동안에도 뭉칫돈 997억원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물가와 환율 등을 포함한 거시경제 지표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신흥국 대비 베트남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분석한다. 장현준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최근 신흥국을 둘러싼 위기 요인을 물가와 환율, 고유가에서 찾을 수 있는데 베트남은 세 가지 측면에서 다른 신흥국과 대비해 안정성을 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6월 베트남의 신흥국지수(EM) 편입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스
[한예경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