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 순익이 확실할 정도로 호실적이 계속되는 만큼 수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안팎의 목소리가 높고 포용적·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통 크게 보따리를 풀기로 한 것이다.
17일 은행연합회와 연합회 정사원인 주요 은행 총 22곳을 대상으로 은행권이 추진하는 사회공헌사업을 전수조사한 결과 올해 은행업계의 사회공헌지원금액은 총 1조1266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지원규모가 1조원을 넘은 것은 연합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최초일 뿐 아니라 금액으로도 가장 많은 것이다.
특히 올해 지원액 규모는 기존에 사상 최대였던 2017년과 비교하면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은행권이 사회공헌에 투입한 금액은 총 7417억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은행들이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한 휴면 자기앞수표 발행 대금 2563억원이 포함돼 있다. 이 일회성요인을 제외한 4854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지원금액은 이보다 2.3배 더 많을 전망이다.
은행권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1조1462억원, 이듬해에는 8749억원을 사회공헌에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향후 3년간 투입하는 금액은 총 3조1477억원에 달한다. 은행들이 밝힌 사회공헌금액은 소외계층을 위한 저금리 대출 등 나중에 은행들이 원금과 이자 형태로 회수하는 '금융지원'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은 순수 기부금액만 집계한 것이다.
올해 지원액이 확 늘어난 것에는 우선 은행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올해부터 대거 편성된 영향이 크다. 대표적인 것이 일자리창출 목적 펀드(가칭)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총 32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이 펀드에는 올해에만 1100억원이 투입된다. 신용보증기금과 맺은 1000억원 규모의 일자리기업 협약보증 지원, 금융 노사 합의로 최근 출범한 금융산업 공익재단 등을 포함해 연말까지 은행 공통 사회공헌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은 2816억원에 달한다.
개별 은행들은 각자 진행하는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역시 역대 최대치인 총 8450억원을 지원한다. KB국민은행은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학습 기회와 진로 멘토링 등의 기회를 주는 '청소년의 멘토, KB!'와 글로벌 봉사활동, 신한은행은 창업과 취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물리적인 창업공간과 취직 교육 등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인 '두드림 스페이스'를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농어촌 등 소외지역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어린이집 100개를 짓는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고, 우리은행은 전국 33개 영업본부와 자매결연을 맺은 사회복지시설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우리사랑나눔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해비타트와 함께하는 희망의 집짓기(한국씨티은행)와 같은 전통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뿐 아니라 독거어르신을 챙기는 말벗서비스(NH농협은행), 지역 초등학생 1학년 전원에게 길을 건널 때 눈에 띄어 사고 위험을 줄여주는 안전덮개를 보급하는(부산은행) 이색적인 활동도 눈에 띈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회공헌에 몸을 사리던 지난해와는 올해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며 "은행마다 최고경영자 선에서 '최대한 많은 지원사
한편 은행들이 밝힌 사회공헌금액이 내년에 정점을 찍은 후 2020년에는 감소하는 것도 주목된다. 최근 주요 기관들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등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는 만큼 금융사들도 후년부터는 경영상황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