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S ITM은 지분 100%를 700억~800억원에 IMM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최종 매각 조건을 조율 중이다. 매각주간사는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GS ITM은 2006년 설립된 시스템통합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2001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업의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0억원 수준이다. 거래가는 양자 협의에 따라 EBITDA 대비 10~11배 수준인 700억~800억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서홍 GS에너지 상무(지분율 22.7%), 허윤홍 GS건설 전무(8.4%)를 비롯한 GS그룹 4세들이 보유한 GS ITM 지분율은 80%에 달한다. 여기에 GS ITM은 시스템통합 기업 특성상 내부거래 의존도가 70%를 넘는다. 최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관련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어 오너 일가의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로 30대 대기업집단 소속 물류, SI, 소모성자재(MRO) 관련 기업 인수·합병(M&A) 작업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오너 일가 지분율이 20%를 넘는 비상장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12% 이상(연매출 기준)이면 정부 규제를 받는다. 상장사는 오너 지분율 상한선이 30%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일감 몰아주기 관련 M&A 거래는 LG그룹 오너 일가의 물류 계열사 판토스 지분 매각 거래다. LG그룹 오너 일가의 판토스 보유 지분율은 19.99%로 공정위가 규정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업 오너 지분율 20% 선을 밑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경영 투명성을 높여야겠다는 판단에 지분 매각을 전격 결정하고 미래에셋대우PE와 매각 조건을 협의 중이다.
과거 LG에서 계열 분리된 GS그룹의 이번 GS ITM 매각건도 이와 유사하다. 당초 GS ITM 보유 오너 일가들은 보유 지분 가운데 일부만 매각해 지분율을 20% 미만으로 떨어뜨려 규제를 피해가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전체 지분 매각을 통해 논란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택했다. 또 SK그룹은 지주사 (주)SK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I 기업 SK인포섹을 SK텔레콤에 넘기기로 최근 결정했다. 'SK→SK텔레콤→SK인포섹'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SI 기업인 옛 한화S&C를 분할한 뒤 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한 바 있다. 향후에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관련 M&A는 지속될 전망이다. LG그룹은 계열사 서브원의 MRO 부문을 분할한 뒤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 사모펀드와 물밑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한 사모펀드업계 관계자는 "IB 전문가들이 다양한 방식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한 딜 구조를 만들어서 브리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우람 기자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