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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황형 공실에…甲·乙의 `반값 임대료 상생`

기사입력 2018-10-29 04:01 l 최종수정 2018-10-29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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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와 임차인이 꼬마빌딩의 공실(空室) 부분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임대료 대신 수익을 나눠 갖는 새로운 투자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빌딩 주인은 최근 경기 악화로 공실이 늘어 고민이고, 신생 자영업자나 스타트업으로서는 똘똘한 콘텐츠가 있어도 초기 시설투자와 높은 임차료를 감당하기 버거워지면서 양측이 '한배'를 타기 시작했다.대표적인 사례가 독서실 브랜드 '작심'이다. 이 독서실은 지난 7월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에 강변역점을 오픈하면서 꼬마빌딩 건물주와 '공동 투자-공동 수익' 조건이 달린 10년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3층짜리 꼬마빌딩을 인수한 건물주는 2층에 입주해 있던 은행이 떠난 자리를 어떻게 채울지 고민하다가 작심 측에서 기발한 제안을 받았다. 건물주는 월 1300만원 정도의 임대료를 받기 원했는데, 작심은 주변 임대료 시세의 절반인 500만원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나머지는 독서실에서 발생하는 월 매출에서 필요경비를 제외하고 이익을 건물주와 나누기로 했다. 이 독서실은 개장 첫 달 만석을 달성하면서 월 매출 3300만원을 기록했는데, 여기서 임차료 500만원, 인건비 400만원, 전기요금 등 운영비 200만원을 제외하고 양측이 각각 1100만원씩 나눠 가졌다. 결국 건물주는 한 달에 총 1600만원을 벌어 주변 임대료보다 500만원 이상 높은 수익을 올렸다. 임차인과 함께 2억3000만원의 초기 시설투자 비용을 절반씩 부담했지만, 독서실 운영도 임차인 회사에 다 맡기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쓸 일이 없다. 임차인인 작심도 초기 투자와 임차료 등 고정비용을 줄이면서 직영점을 늘려 안정적 매출을 확보했다.
'윈윈' 모델이 입소문을 타면서 건물주와 임차인이 상생하는 공동 투자 사례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작심은 올해 초 분당 구미점을 시작으로 강변역점, 신촌점을 포함해 올해에만 22곳에서 건물주·임차인 공동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강남구 작심 대표는 "꼬마빌딩 건물주들이 공동 투자를 해보자는 제안을 일주일에 수십 통 받고 있다"며 "건물주는 자신의 본업이 따로 있어 빌딩을 관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임차인은 초기 투자 비용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골목을 조성한 '스타셰프' 장진우 대표도 최근 논현동에서 빌딩 건물주와 공동 투자에 나섰다. 올해 초 논현동의 3층짜리 빌딩을 매수한 건물주는 1층을 채울 키테넌트(Key Tenant·주요 임차인)를 고민하다가 장 대표의 식당을 생각해냈다. 건물주는 장 대표에게 초기 투자 비용을 절반씩 대고 상징적인 임대료를 제외하고는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수익을 공유하자는 제안을 했다. 강남에 위치한 꼬마빌딩도 입지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데다 제대로 된 임차인을 구하면 건물 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과거 건물주들은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가듯 정기적인 임대료 수익에 초점을 맞췄다. 장사가 잘되면 임대료를 확 올리거나, 임차인을 내쫓고 같은 자리에서 직접 비슷한 사업을 하기도 했다. '건물주가 최고 갑(甲)'이라는 말이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빌딩값은 천정부지로 뛰지만 임대료가 받쳐주지 못하는 불황형 구조가 심해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건물주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임차인의 콘텐츠에 지분투자를 하는 쪽으로 투자 방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임대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면서 건물주와 임차인의 상생 필요성은 더

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윤수 빌사남 대표는 "웬만한 상권의 1층에서도 공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요즘에는 건물주와 콘텐츠 공급자가 공동 투자를 통해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트렌드가 변할 수밖에 없다"며 "함께 투자하고 이익을 나눠 갖는 건물주와 임차인을 매칭해주는 플랫폼 사업을 더욱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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