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2000선을 오르내리면서 국민연금이 '소방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계와 금융업계에서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반면 국민연금 측은 장기적인 운용 방침에 따라 국내 주식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1일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가 5000억원 규모 증시 안정 자금을 내놓은 것에 대해 "5000억원 가지고는 턱도 없다"며 "좀 더 큰 규모 증시 안정 기금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국민연금은 국민 모두의 자산을 운영하는 것인데 국내 주식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며 "수익성이 낮아져서 그렇다는 얘기는 너무 근시안적이며 증시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국민연금 역할을 강조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은 이날 오전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추락하는 한국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에서 "한국 증시가 현 상황을 극복하려면 기관이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런 차원에서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 축소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 비중이 높고 기관 비중이 낮아 외국인 급매도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토론회 참석자인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국내 증시가 부진한 이유 중 하나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축소, 기금·공제회의 주식 비중 축소 등을 꼽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019~2023년 중기자산배분안과 2019년 기금운용계획안을 통해 내년도 전체 운용 자산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18%로 줄이기로 심의·의결했다. 또 2023년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15%까지 축소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측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수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국민연금은 경제정책에 의해 움직이지 않고 장기적인 운용 방향을 따른다.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은 몇 년 전에 결정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자산 배분을 하다보니 위험자산이 늘어났고, 위험을 줄일 방법은 글로벌 시장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공공성 원칙에 따라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운용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최근 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마찰점이 생겼다"며 "양적 팽창보다는 국내 주식시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