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던 지주사 주가가 반등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주사와 관련된 정책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데다 호실적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 관심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지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73% 오른 5만5300원에 마감했다. CJ(3.60%) LG(2.68%) SK(2.38%) 두산(1.16%) 등 다른 그룹 지주사들도 강세를 보였다. GS는 보합으로 마감했지만 그동안 상승한 데 따른 기술적 조정이라는 평가가 컸다. 지주사들은 이달 들어 6~17% 상승했다. 3분기 호실적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지주사 주가가 크게 하락해 저가 메리트가 주목받고 있다"며 "3분기 계열사 실적이 잘 나온 곳을 위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곳은 '유망 엔터주'를 거느린 CJ다. CJ는 이달에만 주가가 17% 이상 급등했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의 3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24%, 223% 오른 데 힘입은 결과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두 업체의 추가 성장이 예상된다. CJ ENM은 오는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난 85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GS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했지만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3배에 불과하다. 실적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특히 같은 기간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는 영업이익이 10% 증가했지만 이 같은 호실적은 GS가 지주사라는 이유로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다.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경쟁사는 올해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며 "GS가 복합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해도 주가가 지나치게 낮다"고 평가했다.
지주사 규제정책이 완화된 점도 호재로 꼽힌다. 지난 8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완화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부발(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하지만 직후 국내 증시가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지주사들의 '회복 모멘텀'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회복과 함께 실적이 좋
다만 삼성물산은 계열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위반 혐의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폐지 여부, 개선 기간 부여 등에 따라 리스크가 계속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