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업체 윙입푸드가 중국기업으로서 올해 첫 상장에 도전한다. 수요예측 부진속에 몸값을 확 낮춘 윙입푸드가 중국기업 상장의 물꼬를 다시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윙입푸드는 공모가를 공모가 밴드 최하단인 2000원으로 확정하고 21일부터 이틀간 공모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윙입푸드는 오는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윙입푸드는 올해 첫 중국기업 IPO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컬러레이 상장 이후 1년 3개월 만에 중국기업이 국내 증시에 다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기업 국내 IPO는 2013년 중국 고섬 사태로 한동안 명맥이 끊기다시피했다. 지난 2016년 크리스탈신소재, 로스웰, 헝셩그룹, 골든센츄리, GRT, 오가닉티코스메틱 등 5개 기업이 연달아 상장하면서 다시 활기를 띄는 듯 했지만 지난 2017년 중국원양자원 사태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중국원양자원은 영업정지 사실을 허위로 꾸며 공시했다가 적발됐다. 대주주의 지분율 확대를 위해 주가를 일부러 떨어뜨리려 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결국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됐다. 또 웨이포트가 지난해 자진 상장폐지됐고 차이나하오란은 연초부터 현재까지 매매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완리도 지난 5월 상장폐지되면서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더욱 확산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올해 국내 IPO를 추진하는 중국기업으로 10여곳의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결국 윙입푸드 한 곳만이 국내 증시에서 데뷔 기회를 얻게 됐다.
이번 윙입푸드의 수요예측에서도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여전함이 확인됐다. 윙입푸드의 공모가 2000원은 상반기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5배가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윙입푸드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2000~3000원이었다. 이 회사의 상장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이 분석한 윙입푸드의 기업가치는 주당 6741원이었다. 여기에 할인율 55.5%를 적용한 3000원이 공모가 밴드 상단, 할인율 70.3%를 적용한 2000원이 공모가 하단이었다. 통상적인 IPO가 공모가 산정시 할인율을 30% 정도 적용하는 것에 비하면 회사측도 기대치를 상당히 낮춘 셈이다. 할인율이 50% 수준으로 책정한 IPO 기업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으나 70%의 할인율은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4~15일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2000~2200원의 가격을 신청한 기관투자자가 88.2%에 달했고 2000원 미만도 7.69%를 기록했다. 의무보유 확약을 신청한 기관 투자자는 아예 없었다.
이번주 공모 청약 일정이 빽빽히 몰려 있는 점도 부담이다. IPO 시장이 성수기를 맞으면서 이번주에만 윙입푸드를 포함한 5개
증권가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한 컬러레이도 할인율이 60%에 육박했지만 공모 청약에서 미달 사태가 났고 현재 공모가의 절반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졌다"라면서 "중국기업에 대한 시장의 불신 뿐만 아니라 침체된 증시 분위기를 감안하면 윙입푸드의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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