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29일 IPO 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을 중심으로 대형 IPO 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 기업으로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오토에버, 바디프랜드, 홈플러스 리츠 등이 꼽힌다. 올해 IPO 시장은 당초 호황을 맞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미·중무역분쟁과 회계감리 이슈 등이 맞물리며 생각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기됐던 딜들이 내년 초 IPO를 재개하며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초만 해도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IPO 시장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하반기 연달아 악재가 터지면서 상장을 중도 포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했다. 상반기 SK루브리컨츠를 시작으로 프라코, 아시아신탁, HDC아이서비스, CJ CGV베트남홀딩스, 카카오게임즈 등이 공모를 철회했다. 상장에 성공한 아시아나IDT 역시 공모 희망가(1만9300원~2만4100원)에 못 미치는 1만5000원에 공모가가 정해졌다.
실제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 발행 규모는 4933억원(9건)으로 이전 달인 9월의 5877억원(19건)보다 16.1% 감소했다. 특히 이 중 IPO가 1067억원(6건), 유상증자가 3866억원(3건)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코스피 기업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했지만 지수 하락과 코스닥 기업 위주 IPO 등 영향으로 주식 발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IPO 시장 최대어 중 하나였던 현대오일뱅크는 우려했던 금융당국 감리를 넘어서면서 내년 초 상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상장 전 회계감리에서 '주의' 징계 처분을 결정했다. 주의는 1단계인 각서제출에서 6단계 검찰고발 등의 증선위 제재조치 중 2단계인 경징계로, 사실상 통과 판정을 받은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조만간 기업가치를 재산정한 뒤 코스피 상장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특히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내년 2월까지인 점에 따라 기업가치 산정작업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상장예비심사를 거쳤는데, 감리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미 3분기 실적까지 나온 상태다. 더군다나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기업가치를 재산정할 경우 더욱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 시가총액이 9조원에서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연초 SK루브리컨츠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고집하다 상장에 실패한 점과 글로벌 유가의 오르내림이 커지고 있어 현대오일뱅크 입장에서는 최대한 보수적인 가치산정작업을 선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현대오토에버 역시 지난 22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상장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향후 사업 전개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바디프랜드 역시 지난 13일 상장예비심사에 돌입하면서 상장 레이스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바디프랜드의 예상 시가총액이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리츠 역시 내년 초 공모 일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증시가 외부 변수에 따라 불확실성이 큰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IPO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모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예정된 것들은 많지만 IPO 자체가 시장상황과 연계되다보니 발행사가 원하는 밸류에이션이나 눈높이에 안 맞으면 또다시 연기될 수 있는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어급 기업들이 IPO 채비에 나서면서 공모주 펀드에도 다시 온기가 돌지에
[진영태 기자 / 유준호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