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최근 펌뱅킹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본격적인 법인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르면 연말께 법인 수신계좌 서비스도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고위 관계자는 "비대면 법인대출 영업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면서도 "기업자금과 수신계좌 관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점차 확대해가겠다"고 말했다. 향후 자영업자의 매출 관리와 간편결제 사업에도 진출하고 장기적으로는 개인사업자(소호) 대출 출시까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앞서 개인사업자에 대한 가계 신용대출을 운영했지만 아직 인터넷은행 중 시설·운전자금 대출을 취급하는 곳은 없었다.
펌뱅킹은 기업과 은행 망을 연결해 온라인으로 실시간 자동이체 등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하는 법인용 금융 시스템이다. 기업이 임직원에게 월급을 이체할 때나 거래업체에 대금을 지급할 때도 이 시스템을 활용한다. 케이뱅크가 이를 통해 법인 주거래 지위를 확보하면 그만큼 대출 영업을 위한 자금 조달도 수월해질 수 있다.
케이뱅크는 먼저 간편송금·자산관리 핀테크 서비스 핀크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이에따라 핀크와 케이뱅크의 계좌 연동이 지난달 말부터 가능해졌다.
이전에는 펌뱅킹이 구축되지 않아 간편송금·전자지갑 서비스에서 케이뱅크 계좌를 연결할 수 없었지만 향후 토스·카카오페이 같은 다른 서비스와 연동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새로 로또 발행 사업을 시작하는 동행복권에도 펌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행복권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복권의 자금 관리를 케이뱅크가 담당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다음달부터는 KT 통신요금 납부에 케이뱅크 가상계좌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업계는 법인 금융 분야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내년 초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출시해 기업금융 지원으로 상품군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는 시중은행도 자영업자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소호 대출을 5조원 가까이 늘려 지난 10월 기준 중기 대출 잔액이 97조6618억원으로 커졌다. 은행 내부에서는 연말에 잔액 100조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도 전체 대출 자산 성장률은 올해 예상치 8%보다 다소 낮은 5%를 목표로 잡았지만 중소기업 대출 성장률은 올해와 비슷한 8~9%대를 유지한다는 목표다.
신한은행은 최근 신용등급과 업종 제한 없이 사업 개시일로부터 1년이 지난 모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동산담보대출을 출시했다. 향후 디지털 담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2020년까지 동산담보대출 규모를 최대 15배나 늘린다는 목표다. KEB하나은행도 2020년까지 총 15조원을 스타트업 등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유망 업체에 대한 기술금융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지난 10월 말부터 적용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2020년 도입되는 새로운 예대율 기준까지 잇따르는 규제 영향도 있다.
DSR 규제로 시중은행들은 연소득에서 원리금이 70%를 넘는 차주의 대출은 '위험대출'로 분리해 매년 전체 대출에서 15%를 넘기면 안 된다. 예대율은 은행 등 금융사가 보유한 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로, 10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은행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높이고 반대로 기업대출은 그만큼 낮추기로 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중은행 예대율은 97.8%다. 새 예대율 규제를 도입하면 이 비율은 99.1%에 육박한다.
은행 입장에선 규제 도입을 앞둔 내년엔 가
[김태성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