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7일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기업투자 활성화 방안의 핵심으로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기 착공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역 주변은 말그대로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GBC는 105층, 569m 높이로 현존 최고인 롯데월드타워(123층·555m)보다 높게 지어져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새로 쓰게 된다.
서울시 담당자는 "GBC는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건축허가를 받기까지 2~3개월, 착공까지 1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내년 상반기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GBC는 당초 올해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지난해 12월을 시작으로 올해 3월과 7월 등 지금까지 3번이나 수도권정비위의 문턱에서 걸리면서 사업이 1년 가량 지연됐다.
시장의 관심은 GBC 건립에 대해 그동안 강남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줄곧 반대 입장을 내비쳤던 국토교통부의 입장 선회 배경으로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국토부는 GBC 건립 속도를 조절하려는 입장을 보였다. 인력배치 계획, 인구유발 효과 분석 부족 등이 표면적 이유였지만 GBC건립이 개발호재로 인식돼 부동산 가격 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정부가 10월 발표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에 GBC를 포함시키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김현미 장관의 반대 등에 부딪쳐 최종 대책에 넣지 못하기도 했다. 당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GBC를 거론하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긍정적으로 나왔지만 김 장관이 끝까지 반대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21일 열린 올해 4번째 수도권정비위에도 GBC 안건을 올라가지 못했다.
국토부는 GBC 건립에 대해 승인쪽으로 방향을 튼 배경에 대해 일단 인력배치 계획 등 그동안 사업 발목을 잡았던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라고 '표면적'인 이유를 댔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GBC 때문에 이동하는 인구가 2만4000명으로 추정되는데 현대차그룹이 어디서 얼마나 어떻게 올지 계획을 체계적으로 내지 못했다"며 "그 부분이 최근 보완돼서 수도권정비위원회도 올리기로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담당자는 "GBC 건립에 따라 서울·경기·인천 이외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옮겨올 인구가 크게 줄어드는 수준으로 보완했다"면서 "정확한 수치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집값이 안정 분위기라 GBC 건립안을 통과시켜도 시장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중반 '용산 통개발' 발언 등으로 집값이 폭주해 시기를 조절했던 것일 뿐 사업 자체를 막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현재 집값 불안요소 등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판단한 부분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인정했다.
정부와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입장 선회에는 지난 11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년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 발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일자리의 질은 높아졌을지 모르지만 좋은 일자리를 늘린다는 면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고용정책을 비판했다.
축구장 11배에 달하는 7만9342㎡ 부지에 105층 타워 1개동, 35층짜리 숙박·업무 시설 1개동, 6~9층의 전시·컨벤션·공연장 건물 3개 동 등 5개 건물이 들어서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다. 건설 및 인허가 기간에 7만9000여 명, 준공 후 20년간 113만7000여 명 등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권 1년반 동안 현 정부의 최대 취약점이 고용정책으로 지적된 가운데 대규모 고용을 유발할 수 있는 GB
[최재원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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