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폐장일인 지난 28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날 대비 4.18% 오른 38만6500원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바이로메드는 4.27% 상승한 25만4000원에 거래됐다. 일주일(12월 24~28일) 동안 두 업체 상승 폭은 10%를 넘는다. 한미약품(3%), 코오롱티슈진(5.37%), 에이치엘비(2.3%), 영진약품(2.59%) 등도 일제히 급등했다. 셀트리온은 약보합(-0.22%)으로 마감했지만 단기간 급등한 데 따른 조정이라는 평가가 컸다.
바이오가 다시 오르는 이유는 '바이오가 내년 증시를 주도할 테마'라는 인식 때문이다. 반도체·전기전자 등 기존 주도주 부진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사라지면서 매수세가 바이오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는 실적보다는 신약 개발이 얼마나 활발히 이뤄지느냐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는다"며 "현재 바이오 벤처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고, 여러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다른 산업에 비해 성장 스토리가 월등하게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년 주목받을 업체로는 임상 3상을 앞둔 곳들이 꼽힌다. 다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약효가 입증되면 보건당국의 신약 판매 허가를 거친 뒤 국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신약 모멘텀이 가장 강력한 회사다. 임상 3상을 마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내년 4분기 미국에서 시판될 예정이다. 당뇨치료제인 LAPSGLP·GCG도 내년 4분기 임상 3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품이 임상 3상을 개시하면 기술 계약을 맺은 제약사 얀센에서 추가적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유입이 기대된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임상 완료에 따라 마일스톤이 유입되면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내년 처음으로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로메드는 내년 상반기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VM202-DPN에 대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다. VM202-DPN은 근육주사를 통해 손상된 혈관과 신경을 재생하는 혁신 DNA 의약품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만 연 3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26년 7조8000억원까지 커지는 이 시장에서 바이로메드 점유율이 33%에 이를 전망이다.
셀트리온도 바이오시밀러 3종을 앞세워 약진을 노리고 있다.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도 지난 14일 미국 시장 허가를 받았다.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SC가 내년 말 유럽에 출시되는 점을 고려하면 '트리플 신약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내년 매출액도 올해 대비 23% 늘어난 1조2400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967억원으로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식회계 의혹으로 주춤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내년 상반기 유방암 치료제 SB3가 FDA 허가를 취득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에 대한 분식회계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바이오업계가 회계 이슈 충격에서 벗어났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분식회계 의혹을 받았음에도 상장을 유지했다"며 "2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으로 셀트리온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도 바이오주 우상향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주 셀트리온을 총 48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도 481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밖에 한미약품(123억원), 바이로메드(578억원), 코오롱티슈진(62억원)도 외국인과 기관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단기적으로는 다음달 7~10일 미국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