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펀드 수익률 하락은 지난달 말 2만선이 깨진 닛케이지수가 주요인이다. 연초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알려진 엔화가치가 급등했다.
100엔은 지난해 1월 초 950원이었으나 최근에는 1040원까지 올라갔다. 엔고가 심화되면 일본 수출 대기업 실적이 악화돼 일본 증시에는 부정적이다.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가치와 일본 증시는 반비례 관계를 보여왔다.
엔고의 직격탄을 맞은 주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일본 펀드들은 최근 들어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TIGER일본TOPIX(합성H)는 1개월 수익률이 -5%, 3개월 수익률은 -14.7%에 달한다.
통상 신흥국 펀드는 해당국 통화가치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펀드 수익률 자체는 올라가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작년 하반기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도 자국 통화가치가 상승하면서 펀드 수익률이 좋아졌다.
그러나 일본 등 선진국 펀드는 환헤지를 하는 사례가 많아 엔화가치가 올라가더라도 펀드 수익률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일본은 한국보다 시장금리가 낮기 때문에 그동안 일본 펀드는 100~150bp의 환헤지 프리미엄(금리가 높은 나라에서 금리가 낮은 나라에 투자하며 외화를 헤지할 때 받는 프리미엄)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안전자산 선호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엔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재은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시장과 미국 증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엔화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닛케이지수 역시 당분간 부진한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2만선이 깨진 후 밸류에이션 매력 때문에 하방 압력은 약해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증시에 대해 추가 하락폭이 제한적이라고 본다면 일본 펀드 중에서 엔화 강세가 악재로 작용하지 않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매니저는 "일본 엔화의 환차익을 얻고자 한다면 언헤지된 일본 펀드를 선택하고, 환 리스크를 피해 안정적인 환 프리미엄을 얻고자 한다면 환헤지된 펀드를 가지고 가는 것이 낫다"며 "엔화 강세가 계속되면 대형 수출주는
한편 엔화가치 상승으로 엔화 선물을 담은 ETF 수익률은 크게 상승했다. TIGER일본엔선물 ETF는 1개월 수익률이 4.21%에 달한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