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KODEX삼성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가 4.39% 오른 것을 비롯해 KINDEX삼성그룹주SW ETF는 4.14%, KODEX삼성그룹밸류도 3.82%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D램 가격 하락 전망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3만원대까지 내려가면서 펀드 수익률이 크게 낮아졌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다른 IT주가 오르는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삼성물산 주가까지 반등하자 수익률이 회복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가 3.46%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8%로 두 배 넘게 상승하면서 시장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여기에 같은 기간 삼성SDS와 삼성SDI 주가가 각각 10.7%, 14.6% 오르는 등 흔히 '삼성후자'라고 불리는 IT 계열사 주가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삼성화재·삼성생명·삼성중공업 등은 주가가 다소 부진했다.
코스피200과 마찬가지로 삼성그룹주 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가 펀드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KODEX삼성그룹주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22.57%, KINDEX삼성그룹주SW에서는 25.71%를 차지한다. 그 외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 실적도 삼성전자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 보니 삼성그룹주 전체가 삼성전자 주가 향방에 좌우되는 면이 크다.
삼성전자는 최근 4만2000원 선을 다시 돌파하면서 지난해 저점 대비 10%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로 인해 올해 실적 전망치 역시 하향 조정됐지만 중국 경기 부양책과 미·중 무역분쟁 완화가 주가에 더 큰 영향력을 미쳤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대한 자국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했고 대만 UMC가 기술협력을 중단하면서 중국 반도체 업체 푸젠진화의 D램 양산이 어려워진 것도 호재였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확산지수 같은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반도체 주식의 밸류에이션과 비슷한 흐름으로 가는데, 이미 OECD 경기확산지수는 지난해 9월 바닥을 형성하고 11월에는 26% 상승했다"며 "올해 1분기 중에는 반도체 기업 밸류에이션이 올라가며 주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그룹 IT주들이 최근 대외변수 개선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여전히 실적 불확실성이 남은 상태이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이 계속 상승세를 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IT 주요 전방산업인 서버와 스마트폰 부진은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주가 상승 모멘텀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송 연구원은 "시장에 반도체 실적 전망치에 대한 추가 하향 여지가 남아 있고 반도체 출하량 반등이 나타날지에 대한 확신도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실적 전망치 하향세가 끝나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올해 상반기까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판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에는 서버 관련 부품 부진으로 가격 상승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