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빚 때문에 힘들어하는 가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소득 대비 과도한 빚으로 인한 고통은 개인을 넘어 사회적 비용까지 높인다. 15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통계가 보여주듯 곳곳에서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자포자기 심정으로 삶을 놓아 버리는 가계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진다. 이에 빚 때문에 고통을 겪었지만 기관(서민금융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채무조정에 성공, 다시 살아갈 희망을 찾은 주변의 사례에서 지금도 과도한 빚 고통 속에 있는 이웃들에게 용기를 전해본다. [편집자주]
#남편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후 하루하루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던 중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됐습니다. '조건 없이 연 20%에 1300만원'을 빌려준다는 얘기였습니다. 1300만원이라는 말에 이자는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감당해야 하는 이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삶을 조여왔습니다.
배우자를 여의고 혼자 아들 둘을 키우게 된 주부 A씨의 사연이다. 예고도 없이 찾아든 이별이었기에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성실한 남편이었기에 둘이 함께 벌어 아들 둘을 공부시키고 키우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남편 부재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제적 압박이 찾아왔다. 생활비가 빠듯해 먹성 좋은 아들들 고깃집 한 번 데려가 양껏 먹이지도 못했다. 남편이 생전 "아무개가 보험 좀 들어 달래. 생명보험 하나 들까"라는 말을 흘려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과 슬픔보다는 남편을 향한 원망이 커져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자괴감과 함께 하루하루숨이 쉬어져 살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 한통을 받게 됐다. "1300만원 바로 입금해드려요" 대출모집인의 전화였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입금해 준다는 얘기에 '대출이 이렇게 쉬운 건가'하며 덥석 연 20%의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 20%라는 숫자의 위력은 그때만 해도 체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고금리를 뼈저리게 체험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달이 수십만원이 이자로 빠져나가 생활비는 더욱 아껴야 했고 설사 아껴 쓴다 해도 생활비는 모자랐다. 결국 현금서비스를 받아 대출이자를 막고 현금서비스는 어느새 돌려막기가 됐다. 그 액수는 불어 1300만원에 달했다. 캐피탈·현금서비스 총 2600만원과 20%에 달하는 이자는 한 숨이 절로 나왔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했다.
그러다 지인을 통해 서민금융진흥원을 알게 됐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진흥원 상담사는 K저축은행 햇살론 1200만원을 연 8.42%로 받게 해줬다. A씨는 이 돈으로 현금서비스를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다. 상담사는 "신용관리가 잘 된다면 추후 바꿔드림론을 이용해 연 20% 대출을 정리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다시는 대출모집인을 통한 고금리 대출은 받지 말 것"도 당부했다.
A씨가 이용한 진흥원이 운영하는 맞춤대출서비스는 대출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정책서민금융상품을 비롯, 은행·저축은행 등 56개 민간금융회사의 대출상품의 한도, 금리 등을 한 번에 비교하고 신청(접수)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접수 후 최종 대출 승인율이 약 70%로 높으며 접수 고객에 대해서는 대출 진행상황 등에 대해 피드백도 제공한다. 진흥원은 맞춤대출서비스를 통해 약 14만명에게 1조4000
유재욱 진흥원 고객지원부장은 "진흥원 맞춤대출서비스를 이용하면 상담 중에도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가능 여부를 가조회할 수 있고 수수료도 낮아 다른 경로로 대출을 이용하는 것보다 금리도 낮다"고 소개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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