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집중된 정부의 삼성그룹 지배구조 압박이 오히려 삼성화재 실적에 큰 보탬이 된 데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 의도대로 삼성화재가 배당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2~3년간 실적을 당분간 유지한다면 배당이 늘어날 때 자연스레 ROE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삼성화재 주가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 주가는 지난 22일 30만2000원으로 끝나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종목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2.3% 올랐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외국인의 힘이었다.
외국인은 이 종목을 올해 100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작년 한 해 동안 836억원 규모로 사들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매수 강도가 뚜렷하게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화재의 '화끈한 배당'이 외국인 이목을 끌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공시에서 올해부터 2021년까지 배당성향을 5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배당성향은 현금배당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2016년 6100원이었던 삼성화재 주당 현금배당(보통주 기준)은 작년 1만1500원으로 2년 만에 88.5% 높아졌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 순이익은 22.8% 늘어 작년에 순이익 '1조클럽'을 달성했다. 작년 배당성향은 46%에 달한다.
앞으로도 삼성화재는 순이익 증가 폭보다 배당 증가 폭이 훨씬 높은 주주 친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증권가에 전한 셈이다. 배당이 늘어나면 ROE도 자연스레 높아질 전망이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통 영업 능력을 뜻한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자기자본이 워낙 크기 때문에 낮은 ROE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화재 자기자본은 작년 말 기준 11조9500억원에 달한다. 손해보험 경쟁사인 DB손해보험(5조340억원), 현대해상(3조8210억원)보다 월등히 많다.
이처럼 분모가 크기 때문에 작년 기준 8.4%라는 삼성화재 ROE는 현대해상(12%)이나 DB손해보험(11.6%)보다 크게 나쁜 성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삼성화재가 향후 배당성향을 높이겠다고 공언한 만큼 배당을 늘리면 자기자본이 낮아지기 때문에 ROE는 업계 평균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작년 삼성화재는 경쟁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동안 나 홀로 실적이 높아졌다. 본업인 보험영업 부문에서는 영업손실이 2017년 5109억원에서 작년 6161억원으로 늘어났다. 경쟁사들이 실손보험료를 올린 것과 달리 삼성화재는 오히려 보험료를 1.6% 인하했고 자동차보험 인상률도 타사 대비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업'으로 볼 수 있는 투자 영업이익은 2조15억원에서 2조1367억원으로 6.8% 증가했다.
작년 두드러진 투자 영업이익에는 삼성전자나 삼성물산 등 계열사 주식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 1830억원이 포함됐다. 삼성화재는 작년 5월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