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종목들의 주가 상승으로 자동차와 경기소비재 섹터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크게 상승했다.
4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은 최근 주가가 3개월간 21.97% 올랐으며 삼성자산운용의 ETF인 KODEX 자동차는 21.16% 올랐다. 중국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을 제외하고는 국내 상장된 ETF 수익률 중 가장 높다. 두 ETF 모두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주 종목인 ETF다. KODEX 자동차 ETF의 구성 비중은 기아차가 2.1%, 현대모비스가 19.03%, 현대차가 18.58%다. 최근 3개월간 자동차 업종 시가총액이 20%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자동차 섹터 ETF뿐만 아니라 경기소비재 ETF 역시 현대차그룹 종목의 주가 강세로 선전하고 있다. 경기소비재 ETF가 인덱스로 삼는 코스피200 경기소비재 지수 자체가 자동차업종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코스피200 경기소비재 인덱스의 구성 비중은 현대차가 17.55%, 현대모비스 16.8%, 기아차 10.59%로 현대차그룹 종목이 거의 절반 가까이 된다. 최근 3개월간 TIGER200 경기소비재는 17.27%, KBSTAR200 경기소비재는 16.45% 상승했다.
현대차그룹 주가는 지난해 11월 말 바닥을 친 이후 업황 회복과 신차 효과에 대한 기대감,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따라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석 달 전 10만7000원대였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27일 12만9000원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그동안 주가가 급하게 올랐던 현대차그룹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하지 않을 경우 현대차그룹 관련 섹터 ETF도 당분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계속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3개월간 자동차 업황이 최악을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업종 비중을 높이며 현대차그룹이나 부품주들까지 동반 상승했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미국·중국 양대 시장이 정체될 것으로 보이고 있어 앞으로는 자동차 업종의 동반 상승보다는 실적이 개선되는 일부 종목만 차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배구조 개편의 불확실성도 부담이다. 지난달 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가 밝힌 향후 투자계획과 재무계획 등을 비판한 뉴스가 반영되
대규모 어닝쇼크가 발표되기 전인 지난해 9월 주가 수준에 이미 도달한 자동차 섹터보다는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철강이나 산업재 ETF의 주가 상승 여력이 더 크다는 전망도 있다. 최근 중국의 공급과잉 축소로 철광석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