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증권 태국법인이 태국 증권거래소(SET) 상장을 추진한다. 국내 증권사와 현지법인 통틀어 해외에 상장하는 첫 사례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증권 태국(KTB Securities Thailand·KTB ST)은 올해 상반기께 상장이 유력시된다. KTB ST는 KTB투자증권이 지분 69%를 보유한 자회사다. 공모 규모는 108억원으로, 공모 예정 주식은 총 1677만5000주에 달한다. 현재 KTB ST 자기자본은 241억원 규모로, 임직원은 500여 명에 이른다. 앞서 KTB ST는 지난 1월 태국 금융위원회(SEC)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김정규 KTB ST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IPO(상장)로 자본금을 확충해 ECM·DCM 등 IB 비즈니스를 확장하겠다"며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KTB ST는 이달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한 자산운용업과 부동산신탁업(리츠)에 대한 자기자본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KTB ST는 지난해 6월 KTB ST 리츠와 자산운용사인 위애셋(We Asset)을 설립했다. KTB ST 상장이 마무리되면 한국계 증권사가 해외에 상장하는 첫 사례가 된다. 또한 외국계 증권사의 태국 증권거래소 상장은 16년 만이다.
KTB투자증권은 2008년 현지 증권사 '파이스트(FAR EAST)'를 인수하며 태국 자본시장에 진출했다. 2011년 KTB ST로 사명을 바꾸며 도약을 노렸으나 2015년까지 한 해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반전은 2016년에 일어났다. 그해 KTB에 합류한 이병철 부회장은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며 태국인 쿤 윈 씨를 최고경영자(CEO)에 영입했다. 윈 CEO는 주식매매 의존도를 80%에서 40% 밑으로 끌어내렸다. 대신 WM과 DCM, ECM 등 IB 기반 비즈니스에 집중했다. 윈 CEO 전략에 힘입어 2015년까지 적자를 냈던 회사는 이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417억원, 세전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KTB투자증권은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병철 부회장과 최석종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KTB는 이병철 부회장·최석종 사장 각자대표 체제다. 아울러 이날 주총에서는 신규 사외이사 후보 3인에 대한 선임안도 의결한다.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