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10년물 금리가 3개월물 금리를 밑돌면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1.7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90%), 나스닥 지수(-2.50%) 등 주요 지수가 급락했다. 미국 10년물 금리와 3개월물 금리 차는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선행 지표로 쓰인다. 이날 국내 채권 시장에서도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 차는 11.8bp(1bp=0.01%포인트)로 약 10년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0bp 내린 연 1.770%, 10년물은 4.6bp 내린 1.888%였다.
이에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올해 상고하저를 주장했던 대신증권은 글로벌 증시에 R의 공포가 엄습하면서 4월 중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주가 반등)가 종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면서 경기 모멘텀이 유효할 것으로 봤으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 시그널이 1분기 정도 빠르게 나타났다"며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 신호인지 여부는 논란이 있지만 불안심리가 커지는 국면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신증권은 본래 상반기 중 코스피가 2300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 같은 상황 변화로 인해 2200선에서 베어마켓 랠리 후반전이 종료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조만간 위험자산 투자 환경이 부정적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6개월 이상 투자 관점에서는 조금씩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포트폴리오의 안정성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곧바로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케이프투자증권은 1970년대 이후 10년물·3개월물 금리가 역전된 다섯 차례 사례를 살펴보면 역전 이후 미국의 경기 침체 시작 시점까지 평균 343일이 걸렸다고 분석했다.
또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유의미한 지표인 것은 사실이지만 수급 변수가 작용할 때는 예측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2017년 10월 이후 연준이 자산 규모를 줄이면서 5년물 이하 단기채권이 5년 이상 장기물보다 더 많이 줄고 있는데 이는 수급 측면에서 장단기 금리 차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경제성장률을 좌우하는 고용시장과 기업이익 간 높은 상관관계를 감안하면 올해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지 않고 2020년 침체 가능성을 예상한다"며 "고용을 중심으로 한 경제지표와 기업 이익의 향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은 미국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조정 우위 흐름을 보일 수 있어 국내 증시에서도 방어적 성격을 지닌 업종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유틸리티·필수소비 등 대표적인 방어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런 가운데 SK증권은 미국 증시의 경우 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