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 등 총 3곳이 금융위에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키움·토스 외에 이 모씨 등 3명이 설립 발기인으로 등록한 애니밴드스마트은행도 깜짝 등판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애니밴드스마트은행은 주주 구성과 신청 서류가 미비한 상황이라 일정 기간 내 보완하지 않으면 신청이 반려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심사를 거쳐 올해 5월 중 1곳 또는 2곳에 예비인가를 내줄 예정이다.
이날 주주사의 윤곽을 처음 드러낸 키움뱅크에는 기존 컨소시엄 주축인 다우키움그룹(34%)·KEB하나은행(10%)·SK텔레콤과 11번가(약 6%)를 포함해 롯데그룹 계열사 등 28개 업체가 대거 참여했다. 롯데의 통합멤버십 '엘포인트'를 운영하는 롯데멤버스와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지분 8%를 보유하는 조건으로 참여한다. 국내 1위 여행사인 하나투어, 안마의자 등 헬스케어 브랜드인 바디프랜드, 핀테크 업체인 에이젠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아프리카TV와 금융서비스 관련 업체인 에프앤가이드·한국정보통신 등도 지분 참여를 확정했다. 금융과 기술은 물론이고 유통·소비재를 아우르는 '생활 금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대규모 컨소시엄 구성에 반영됐다.
키움뱅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예금·대출 중심의 기존 은행 업무 틀을 넘어서 365일 24시간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관련해선 "5G 기술력을 바탕으로 핀테크 신기술을 융합한 사물인터넷(IoT) 뱅킹, 증강현실(AR)을 활용한 부동산 금융, 가상현실(VR) 기반의 가상지점 등 혁신적인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롯데그룹 계열사 3900만 회원의 유통·소비 정보를 보유한 롯데멤버스는 "기존 금융권의 신용등급을 보완할 수 있는 '소비등급'을 개발해 금융 소외계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롯데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비치된 ATM에서 음파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입출금·결제 환경도 제공한다.
반면 토스뱅크는 앞서 벤처캐피털 위주로 주주를 꾸린 데 이어 이날 클라우드 전문업체 베스핀글로벌과 한화투자증권이 새롭게 주주로 참여하면서 주주사 8곳으로 구성을 완성 지었다. 토스뱅크는 '은행 최초의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과 '중신용·소상공인 위주의 챌린저 뱅크'라는 두 가지 방향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업 클라우드를 전문으로 하는 국내 중소기업 베스핀글로벌은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아주르 등 글로벌 클라우드와의 파트너십은 물론이고 LG CNS 등과도 협력 파트너 관계다.
토스뱅크가 클라우드를 IT 인프라스트럭처에 접목한다면 국내 은행권 중 최초 사례가 된다. 클라우드는 대형 전산센터를 운영할 필요가 없고,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보호 규제 등 때문에 금융 분야 접목이 더뎠다. 지난해 12월에야 금융위가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하고 금융권 클라우드컴퓨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주민등록번호·여권번호 등 개인정보를 포함한 영역까지 클라우드에서 다룰 수 있게 됐다.
다만 아직 은행권 전반에 클라우드 전산이 확산되지 않은 상황이라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토스뱅크의 영업 방점은 '금융 소외계층'에 찍혔다. 단기적인 수익성보다는 기존 금융권 서비스에서 소외돼온 중신용 개인 고객과 소상공인 고객을 위한 새로운 금융상품을 내놓는 '챌린저 뱅크'가 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배달음식 주문 플랫폼 배달의민족,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 직방 등 소상공인 관련
그러나 현실화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키움·토스뱅크의 두 사업모델을 두고 '기대보다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주원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