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오는 14~23일 미국과 캐나다로 IR를 떠난다. 조 회장이 주력하는 부분은 캐나다연기금(CPPIB) 등 대형 기관투자가의 투자 유치다. 다음달 중순에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주 재출범 이후 첫 번째 해외 IR에 나선다. 손 회장은 홍콩과 도쿄를 방문해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과 연쇄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초 홍콩과 호주 지역 주주와 투자기관을 방문해 올해 첫 해외 IR를 진행했다.
2016~2017년 큰 폭 올랐던 은행주는 지난해 약세로 돌아섰다. 주가와 순자산을 비교하는 지표인 은행주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역대 최저치 수준인 0.42배까지 떨어졌다. 이는 현 주가가 금융사 전체 자산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은행주 주가 하락은 외국인 주주 이탈 영향이 크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외국인들이 국내 은행주를 1조원가량 순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외국인들의 은행주 평균 보유 비중은 2.5%포인트 줄어든 56.4%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 회장들은 적극적인 해외 IR를 통해 외국인 주주를 늘리겠다는 각오다. 특히 이들은 연기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신한금융은 이미 대형 기관투자가를 주주사로 끌어들였다. 지난 2월 국내 사모펀드인 IMM PE와 전략적·재무적 파트너십을 맺은 뒤 주가 방어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이는 국내 금융지주사가 PEF를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한 최초 사례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 3대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도 신한금융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통해 투자 등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도 다음달 도쿄 IR에서 일본 연기금을 적극 만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과점주주 형태로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예금보험공사가 최대 지분을 갖고 있어 이 지분의 매각 이슈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 지분율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낮다. 최근 지분율이 오르기는 했지만 지난달 기준으로 29.5%에 그쳐 신한·KB·하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다음달 IR 때는 홍콩에 아시아·태평양 거점을 두고 있는 선진국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을 다양하게 접촉할 예정"이라며 "8월 말에는 캐나다와 미국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IR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해
하나금융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실적에 대한 기말배당을 통해 연간 배당성향을 약 3%포인트, 주당배당금을 350원 늘렸다.
[이승훈 기자 / 김동은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