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4월 1~17일) 들어 외국인은 KB금융 주식을 156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도 각 365억원, 191억원, 105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이달 기관도 KB금융(187억원), 신한지주(159억원), 하나금융지주(20억원), 기업은행(58억원)을 일제히 순매수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월 지주사 전환 여파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 113억원, 4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다른 종목과 같이 주가가 하락했다"며 "올해 불확실성 완화로 증시가 올라갈 때도 상대적으로 은행주가 올라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주가는 빠져 있었다"며 "다른 종목 대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은행들의 실적은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7개 은행(지주 포함)의 1분기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3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8% 감소했으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20% 늘어난 규모다.
전문가들은 하나금융, KB금융 등을 중심으로 2000억원 이상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실적이 더 양호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기록했던 사상 최대 실적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7개 은행의 연도별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2018년(12조2390억원)→2019년(12조6770억원)→2020년(13조4990억원)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기 둔화와 함께 은행 업황 우려가 존재하나,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상승 등으로 지난해 수준의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올해 예상 실적 대비 0.41배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4.7%의 배당수익률은 투자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주 평균 PBR 0.41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0.5배보다 낮으며, 금리 인상 충격이 컸던 2016년 0.35배 이후 최저치다. 배당수익률은 3% 중반대를 기록하는 미국 은행주나 4% 중반대인 일본, 중국, 독일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은행주의 고점을 예측하기는 힘드나 PBR와 배당수익률을 고려하면 저점에 대한 확신을 가져볼 시점"이라고 전했다. 은행들이 배당 성향을 평균 23.7%에서 30%까지 높이겠다는 의사를 밝혀 주가가 올라도 일정 수준의 배당수익률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가 대출 금리 인하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7월 코픽스(COFIX) 금리가 현행보다 0.27%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신코픽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코픽스를 악재로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7월 전까지 은행주의 상승 모멘텀이 확보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신용카드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규제도 은행주의 실적 개선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규제 불확실성을 고려해도 코스피 타 업종 대비 저평가 매력은 투자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장기적인 가치투자 관점에서 은행업종에 대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반등을 이끌어낼 다음 타깃으로 은행주를 주목한다"며 "추세 상승이 제한적이지만 투자자들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짧은 사이클에서의 저점과 고점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