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비즈니스센터 투시도 [사진: 현대엔지니어링] |
30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브랜드는 시세를 좌우하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2000년 3월 삼성물산이 서초극동 아파트 재건축 단지에 주택 브랜드 '래미안'을 첫 사용한 이후 국내 건설사들은 자사의 독자적인 브랜드를 하나 이상씩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에서 브랜드는 수억원 규모의 조합원 분담금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함께 사용한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정비사업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모두 연매출 257조원 규모의 현대자동차 내 건설계열사다. '힐스테이트'는 '래미안'과 함께 국내 아파트 브랜드 순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세계적 건설전문지 ENR 평가 국내 최고 엔지니어링 기업 3년 연속 선정
현대엔지니어링은 세계 최정상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 권위의 건설전문지인 ENR이 선정하는 세계 최고 엔지니어링 기업에 3년 연속(2016년 기준) 선정은 물론 현대차가 삼성동 부지에 짓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시공사로도 참여할 예정이다. GBC는 105층으로 123층인 롯데월드타워보다 14m가 높다. 569m로 완공될 경우 국내 최고 높이의 마천루로 등극한다.
10대 건설사 중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부채 비율은 81%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낮다. 차입금은 3000억원, 차입금 비율은 5.0%다. 순현금성 자산은 2조 1000억원으로 10대 건설사 중 1위다. 신용등급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높은 AA-다.
신용등급과 재무건전성은 조달금리를 낮춘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 분담금이 그만큼 낮아진다.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은 현대건설(AA-), 현대산업개발(A-), 롯데건설(A), 대우건설(A-) 4개 시공사가 공동 시공한다. 동일 현장 내에서도 신용등급 AA-와 A- 등급의 조달금리는 1.5% 가량 차이가 났다. AA-가 3.5%이고 A-가 4.8%였다. 사업비 중 2000억원을 대출 받을 경우 연간 30억원 가량 금융 비용 차이가 난다.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조합원 분담금 절감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같은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매년 7000세대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작년에는 약 1만 세대를 공급하며 주택 시장 신흥 강자로 발돋움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문정동136번지(1241억원) ▲동삼1구역(3705억원) ▲영도1-5구역(2809억원)을 수주하며 수주액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
◆ 현대건설과 합병 시 '시공능력평가 압도적 1위' 전망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속도를 내면서 '힐스테이트' 브랜드 가치도 재평가되고 있다. 현대건설과의 합병이 추진될 경우 건설업계 판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 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의 대주주인 정의선 부회장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후 현대건설과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2위(13조675억원) 건설사다. 같은 기간 현대엔지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합쳐질 경우 연 3만 세대 정도를 공급하는 초대형 건설사가 탄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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