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10곳이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0곳은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코스피 평균보다 낮다. 기관들은 올해 들어 이들 저평가주에 대해 1조3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8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PER는 11.45배다. 이날 기준 코스피 시총 상위 20곳 PER를 살펴보면 절반이 시장 평균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20.2배)을 비롯한 선진국 PER가 17.8배인 것을 감안하면 코스피는 저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기관들은 이미 이들 저평가 종목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올 들어 이달 7일까지 기관은 코스피보다 PER가 낮은 10개 종목에 대해 1조269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10곳 중 SK를 제외한 9곳에 대해 순매수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기관이 코스피 전체 종목에 대해 2조8186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저평가 종목이 집중 매입 대상이 된 셈이다.
저평가된 10곳 중 기관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현대차(5769억원)였다. PER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10.02배, 0.52배로 코스피보다 낮다. 올해 실적 기준 코스피 평균 PBR는 0.88배다. 현대차 PER가 낮은 것은 올해 현대차 순이익이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 들어 주가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현대차 예상 순이익은 3조8464억원(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으로 작년(1조6450억원)에 비해 133.8%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는 올 들어 7일까지 19.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8.3%) 보다 2배 이상 높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기대감은 작년에 출시된 제네시스 G90, 팰리세이드 등 신차 효과 덕분이다. 실제 작년 2.5%에 그쳤던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올해 3.8%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포스코 순이익은 1조8921억원에 그쳤다. 같은 해 합성천연가스(SNG) 사업을 접으면서 8777억원에 달하는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영업 외 비용으로 잡은 것이다. 올해는 대규모 비용 요인이 없는 데다 중국 철강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돼 순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포스코 순이익은 3조306억원으로 작년(1조8921억원)에 비해 6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기대
D램 반도체 업체 SK하이닉스는 기관과 외국인이 올해 모두 순매수하고 있는 종목이다. 외국인이 1조5164억원어치를 사는 동안 기관은 299억원어치를 담았다. PER는 10.67배로 코스피보다 낮지만 PBR가 1배를 넘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