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성남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보고 있다. 이 단 지는 평균 8.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진 제공 = 대림산업] |
정부는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3기 신도시 발표 후 주변 집값과 분양시장 충격은 속속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정부가 타깃으로 한 강남 집값을 비롯해 강남 대체지 분양은 여전히 열기가 후끈한데 3기 신도시 주변 지역 분양은 '죽'을 쑤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다시 한번 교통망 조기 구축을 강조했지만 청약 결과는 '미달 속출'이었다.
24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최근 검단신도시 분양은 청약에서 모두 참패했다. 지난 10년간 사업이 중단됐다가 작년 말 겨우 분양을 시작한 검단신도시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3기 신도시 원투펀치를 맞고 극도의 충격에 빠졌다. 인천 서구 일대에 조성하는 검단신도시는 마지막 2기 신도시로 꼽혔던 곳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진행이 고착 상태에 빠졌다가 2018년 10월에서야 겨우 분양을 시작했다. 작년에 나온 물량들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분양됐다. 첫 분양지였던 '검단 호반베르디움'은 5943개의 청약통장을 모으며 평균 경쟁률 6.3대1을 기록했고, '검단 금호어울림' 역시 청약 3189건을 접수하며 5.1대1의 경쟁률을 썼다. 당시 전매제한기간도 1년으로 짧았고 서울 강서구 일대 마곡산업단지와의 접근성이 좋아져 이쪽 주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후 검단은 위기에 빠졌다. 지난 4월 분양한 대방건설의 '검단 대방노블랜드'는 1274가구 모집에 고작 87명만이 청약 신청을 했다.
새로운 3기 신도시 후보로 나온 부천 대장은 검단과 비슷한 서울 서남권 인접지인데, 지하철 등 교통여건이나 인접성 등이 검단보다 더 뛰어나다. 계양에 이어 부천까지 신도시로 조성된다는 소식에 검단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 22일 청약 접수를 한 '검단 파라곤'은 낮은 분양가와 계약금 정액제 등에도 불구하고 874가구 공급에 1•2순위를 합쳐 264명만이 청약 신청을 했다.
검단 파라곤은 파라곤 브랜드의 신뢰성이 높은 데다 고객을 배려한 낮은 분양가로 업계는 물론 시장에서도 기대가 큰 단지였으나 결국 실적은 저조했다. 분명한 장점 덕에 '검단 대방노블랜드'보다는 나은 성적을 거뒀지만 대세를 거스르기엔 역부족이었다.
양주옥정신도시는 2기 신도시 중 하나로 경기 동북부에 있다. 문제는 문재인정부가 작년 말 양주옥정보다 서울과 더 가까운 남양주에 6만6000가구를 투입하는 3기 신도시를 발표했다는 점이다. 남양주 왕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고 교통이 뚫리면 같은 동북부의 양주옥정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3기 신도시 영향권 밖이면서 정부가 핀셋 규제를 가하고 있는 강남권과 가까운 곳의 분양은 선방하고 있다. 22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성남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은 2329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와 대규모 물량 리스크가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특별공급을 제외한 702가구 청약에 6016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8.6대1의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같은 성남 재개발지인 '성남 신흥역 하늘채 랜더스원' 역시 225가구 모집에 1
올해 과천 첫 분양지인 '과천자이'도 과천 최고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1순위 당해·기타지역 청약에서 7781개의 청약통장을 모으며 1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 인접지 효과가 고분양가에도 발휘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