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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사내 벤처로 출발한 엔젠바이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상장 업무를 맡을 증권사를 뽑기 위해 공식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약물에 대한 환자 반응을 사전 측정하는 '동반진단' 위주로 재편되는 글로벌 신약 트렌드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엔젠바이오는 최근 주요 증권사에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제안서 접수 이후 정성평가를 거쳐 주간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할 방침이다. 기술특례 상장은 유망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외형상 실적이 부족한 기업의 코스닥 입성을 돕는 제도다. 정해진 심사와 기술평가를 통과한 곳은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엔젠바이오는 KT의 사내 벤처 시스템인 '소사장 제도' 1호 회사다. 설립 당시 KT와 코넥스 상장사 젠큐릭스가 각각 50.2%, 49.8% 출자했다.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유전자 분석 사업을 시작했으며, 축적된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2015년 분사했다.
엔젠바이오의 주력 분야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GS)이다. NGS는 유전체 하나를 여러 조각으로 분해해 방대한 유전체 정보를 빠르게 해독하는 기술을 뜻한다. 회사는 2016년 시약 패널과 분석용 소프트웨어로 우수제조기준(GMP) 인증을 획득했다. 2017년엔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 시약 패널에 대한 3등급 품목허가도 받았다.
KT의 인프라스트럭처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정밀진단 과정에서 유전자 검사, 질병, 누적된 변이 정보 등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향후 회사의 기술은 동반진단 분야에서 요긴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동반진단은 특정 약물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미리 예측하는 기법의 일종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20%에 달하는 분야다.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표적치료제 허가 신청 시 동반진단도 함께 승인받도록 하면서 시장 규모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벤처캐피털들은 회사의 잠재력을 높이 보고 일찌감치 베팅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2017년 처음으로 투자했으며 지난해엔 UTC·IMM·피앤아이인베스트먼트, 케이런벤처스
업계 관계자는 "젠큐리스의 NGS 기술력과 KT의 정보기술(IT)이 만나 상당한 시너지를 내고 있는 기업"이라며 "개인별 유전자 정보가 핵심인 '동반진단'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진영태 기자 /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