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 발표를 앞두고 LG화학과 삼성SDI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ESS 화재에 대해 제조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발표를 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상반기 ESS 부문 침체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반등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크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11일 ESS 화재 원인과 재가동 허용 여부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민관합동 ESS 화재 사고 원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60차례가 넘는 회의와 업계 간담회 등을 거쳐 나오는 결과다. ESS 화재 사고가 배터리 자체 결함보다는 전력변환장치(PCS),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이 부각되면 제조사가 사고 책임론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ESS는 LG화학과 삼성SDI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1분기 LG화학 영업이익은 27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7% 급감했다. 삼성SDI 역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5.1% 줄어든 11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ESS 화재 여파로 발주가 부진했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하반기부터는 다시 실적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ESS 화재에 대해 장치 제조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게 되면 양사 ESS 사업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ESS 화재 원인 발표를 앞둔 이날 LG화학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7%, 삼성SDI는 2.17% 오르는 등 기대감을 반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은 2분기 영업이익이 4644억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5867억원, 5693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SDI 역시 2분기에는 1474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2480억원과 2797억원에 달한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