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MEH) 경영진은 매각 자문사를 선정한 뒤 잠재 인수자에게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다수 관련 업체와 사모펀드(PEF)들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 전신은 1966년 설립된 한고상사다. 당시 창립자 고순이 회장은 수제 등산양말을 만들어 '에델바이스'란 상표를 붙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사업 영역을 등산의류 전반으로 확장했으며 1990년에는 에델바이스를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 새롭게 론칭했다.
사세가 커진 것은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의 한국 상표권을 확보하면서부터다. 이 회사는 1999년 밀레의 한국 라이선스 사업 계약을 맺었으며 10년 뒤인 2009년 국내 상표권을 인수했다.
회사 매출액은 상표권 인수 전까지 650억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아웃도어 시장 성장에 힘입어 2014년 4000억원 수준까지 불어났다.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는 2010년 밀레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주)밀레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한철호 대표(지분율 59.5%)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밀레 본사는 1921년 마르크 밀레 부부가 설립했으며 레저용 가방 생산 업체로 출발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등산용 배낭을 본격 개발·판매하기 시작했고 1977년에는 세계 최초로 등산용 다운 파카와 고어텍스 소재로 만든 등산복을 출시했다. 이후 인류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반을 비롯해 세계적인 산악인들을 후원하면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됐다.
국내에서는 등산복 전문 브랜드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고객인 중장년층을 넘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아웃도어와 골프웨어 시장에도 진출했다. 국내 매장 수만 240여 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대표의 자녀인 한승우 본부장과 한정민 실장이 브랜드에 젊은 감성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산악인 엄홍길 씨를 기술고문으로 위촉해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입지도 공고히 다지고 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 매출액은 1467억원으로 전년(1703억원)에 비해 13.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전년(102억원)의 33%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017년까지 100억원을 웃돌았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4억원에 그쳤다. 회사 매출은 2014년 3094억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것은 아웃도어산업 성장성이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2조5963억원(내수 판매 기준)이었던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5524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최근 주 5일제 근무와 레저산업 등의 발전으로 낚시, 스쿠버다이빙, 스키, 골프 등 아웃도어 시장 다양성은 증가했지만 기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고가 기능성 등산복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운동(athletic)과 여가(leisure)의 합성어인 애슬레저(athleisure)로 대표되는 가벼운 스포츠 활동이 여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분위기다.
MBK파트너스가 2013년 약 1조원을 투자하며 사들인 '네파(N
시장 관계자는 "의류산업 부문이 경영권 매물로 많이 나오고 있다"며 "영업 환경이 열악하고 업종 성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업을 펼치려는 오너 2·3세가 많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