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하반기 바이오 종목은 업종 전반적인 흐름보다는 개별 기업 이슈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일 것으로 진단했다. 과거와 같이 한 종목의 호재나 악재가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실적과 임상 결과에 따른 장세가 예상된다는 의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5일까지 에이치엘비 주식을 628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다. 다른 바이오 기업들도 코스닥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메디톡스와 제넥신 주식을 각각 107억원과 9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3번째와 4번째로 높은 순위다.
외국인은 코스닥지수 전반에 대해서는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닥 상장 주식을 1596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투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으나, 바이오 종목은 대거 사들이는 모양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300헬스케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1% 오른 2425.64로 거래를 마쳤다. 전 KRX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기업별로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각각 2.72%, 1.58% 올랐다. 신라젠과 헬릭스미스, 메디톡스 등 제약회사도 각각 3.88%와 2.56%, 4.8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겹악재를 맞으며 바이오 종목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외국인이 '저가 매수'에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KRX헬스케어300지수는 22.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KRX300지수는 3.95% 올랐다. 국내 주식시장이 소폭 상승하는 동안 바이오주는 큰 폭으로 떨어진 모양새다.
향후 바이오주 주가는 개별 기업의 실적과 임상 진행 과정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 주가가 조정을 많이 받았다"며 "이제 실적이 괜찮거나 신약 개발이 스케줄대로 잘되고 있는 기업이 어디인지 선별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바이오주의 주가 흐름은 결국 임상 결과에 달렸다. 9~10월 사이 주요 임상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며 "방향이 어느 쪽으로 결정될지는 알 수 없으나 시장 불확실성은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연구원은 일부 코스닥 종목의 외국인 매수세는 공매도 차익 실현을 위한 목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에이치엘비 등에 몰린 외국인 순매수액은 숏커버링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매수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관 역시 코스닥 시장에서 매도세를 유지했다. 이달 들어 2164억원의 코스닥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은 4357억원을 사들이며 '나 홀로 순매수'를 보였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는 외국인과 관심을 보이는 업종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개인은 코스닥시장에 새로 이름을 올린 신규 상장사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는 에이에프더블류와 세틀뱅크를 40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47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동진쎄미켐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이다. 기관투자가는 엘앤에프와 CJ ENM을 각각 242억원, 17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