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100일이 지난 이헌욱 경기도시공사 사장(51·사진)은 새로운 임대주택 모델 실험을 준비 중이다. 그의 주거복지 실험은 예전 흔한 모델과는 다르다. 저소득층 중심을 넘어 중산층까지 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사장은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면서 "임대주택의 부정적 인식 개선을 하려면 임대주택 개념 자체를 '확' 바꿔야 한다"며 "집을 사는 데 필요한 기회비용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임대료를 책정해 내년 봄 정도 경기도 요지에서 첫선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경기공 본사가 있는 수원지역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지을 가능성이 높다. 이 사장은 "빚내서 분양받는 것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겠다"면서 "임대료는 집 샀을 때 내는 이자 또는 이자보다 낮은 수준으로 20년간 주거와 고품질 주거서비스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기 내에 최소한 1곳 이상, 최대 5곳의 요충지에 이런 대규모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는 변호사 출신이지만 한평생 집을 사본 적이 없다. 중산층을 겨냥한 새 임대모델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좁은 선택지만 있는 대한민국 주거에 늘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그는 "집을 못 사는 사람은 집값이 오를까, 빚을 내 집을 산 사람은 집값이 떨어질까 늘 걱정이다"며 "경기도시공사 같은 공공기관은 연 1.6% 정도의 이자율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데 이런 금융기법을 이용해 임대료를 '확' 낮춰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또 다른 관심사는 3기 신도시다. 최근 경기도시공사는 행정안전부가 공사채 발행 시 부채비율 제한을 당초 순자산 250%에서 300%로 확대했다. 신도시 개발 참여 지분 확대를 위한 자금력을 확보한 셈이다. 그는 3기 신도시 사업을 집 짓고 도시를 만드는 건설을 넘어선 산업의 새로운 흐름과 일자리벨트를 만드는 '혁신'으로 생각한다.
이 사장은 "경기 고양시에 축구장 100개 면적의 '방송영상밸리'가 들어설 예정"이라면서 "경기 남부권의 판교~용인~수원~평택으로 이어지는 첨단 산업 흐름처럼, 경기 서북권에도 여의도~상암~일산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방송·영상의 산업 흐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판교가 닷컴과 AI콘텐츠로 돈과 젊은이들을 흡수하는 것처럼 기업과 청년도 일산으로 모여들고 지금의 주민 반대도 차츰 누그러들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경기도는 2020년 상반기쯤 공사에 착수해 2023년 용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공사 역대 최연소 사장으로 임명된 이 사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민생경제 전문 변호사로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임명권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성남FC·주빌리은행 고문변호사를 역임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6·13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이지용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