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7.81포인트(1.20%) 하락한 644.59로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1%대 하락으로, 이날 지수는 2018년 10월 30일(644.14) 이후 최저치다. 거래대금은 3조8000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3000억원 감소했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 2·3위인 CJ ENM과 신라젠 주가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4.05%, 2.59% 떨어졌으며 4위를 차지하고 있는 헬릭스미스 역시 하락폭이 5.39%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종이·목재가 5.8% 하락했다. 운송장비·부품(-2.5%) 기계·장비(-1.7%) 제약(-1.5%)도 하락폭이 컸다. 이날 기관은 10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94억원, 5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인 비중이 큰 코스닥은 거래량이 줄어들고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며 "여기에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상장폐지실질심사와 기대에 못 미친 에이치엘비 임상 결과 등 제약·바이오부문에서 연이어 악재가 생겨난 것도 최근 코스닥 하락세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총 1·3·4위는 바이오기업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은 코스피 상장사에 비해 경기가 둔화되는 환경에서 취약하다"며 "기업 펀더멘털, 투자심리, 시장유동성 3개가 모두 코스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기업들이 있는 코스피 대비 하락폭이 크다"며 "기관들이 중소형주펀드를 개편하기 위해 기존 보유 자산을 재조정하면서 매도 물량이 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기관은 이달 들어 26일까지 48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644.59는 문재인정부 초기 수준이다. 코스닥은 문재인 대통령이 출범한 2017년 5월 10일 642.68로 장을 마감했다. 2년2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얘기다.
중소·벤처기업 지원과 혁신성장 강화를 내세운 문재인정부에 대한 코스닥시장의 기대감이 무너졌다는 여론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코스닥시장에는 희망이 존재했다.
코스닥은 2017년 11월 3일 700선을 돌파하더니 2018년 1월 2일 800도 넘었다. 이어 1월 16일엔 2002년 3월 29일(927.30) 이후 약 16년 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같은 해 1월 29일에는 927.05까지 찍었다. 그러나 이후 코스닥은 내리막길로 전환했다. 그해 7월 2일 800선이 무너졌고, 10월 24일엔 700선까지 깨졌다. 올해 4월 12일 767.85까지 회복했으나 이후 다시 하락 추세다.
정부는 지난 3월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서 40년 만에 증권거래세를 낮추고 코스닥시장 독립성을 강화하기로 했으나, 시장 반응은 무덤덤하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데, 좀 더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과거 김대중정부 시절 코스닥·벤처 부양 정책이 'IT 코리아' 모멘텀이 됐는데, 당시 정책들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기업에 대한 잇따른 검찰 수사도 자본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검찰은 삼
[정승환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