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짜다.' 기나긴 저금리 시대다. 은행에 100만원을 맡기면 1년 후 세금을 떼고 손에 쥐는 이자는 고작 2만원이 안팎이다. 쥐꼬리 이자에 돈 모으는 재미가 없어진지 이미 오래. 최근 한 저축은행이 내놓은 월 10만원씩 1년간 불입할 수 있는 연리 10% 적금에는 5만명 이상이 몰렸다. 선착순 5000명에 판매한 이 상품은 2시간 만에 모두 동났다. 재테크에 대한 갈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요즘에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앱테크'가 뜨고 있다. 오랜 저금리와 기술발전이 전통적인 재테크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 아침에 눈뜨면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앱테크 사례들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적은 돈이지만 보너스를 받는 느낌이랄까~" 사회초년생 나짠돌 씨. 그는 오늘도 영수증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스팬더' 앱에 올린다. 매일 편의점에서 1000원짜리 모닝커피를 즐기는 나짠돌 씨는 이렇게 영수증을 찍어 하루 평균 500원씩 벌어왔다. 영수증 한 장당 100원을 보상해주는 이 앱은 소문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등록할 수 있는 영수증이 기존 하루 10장에서 1장으로 줄었다. 예상보다 이용자가 많아지자 나온 조치인데, 그래도 그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요즘 부업으로 누구나 하나씩 하고 있다는 리워드 앱. 스마트폰을 쓰면서 소소한 용돈벌이를 할 수 있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가장 인기를 끄는 앱은 미션형 앱이다. 주어진 과제를 해내면 그 대가로 현금화하거나 물건을 살 수 있는 포인트 등을 적립해 준다.
스팬더 앱은 영수증을 촬영해 앱에 올리면 한 장당 100원의 현금으로 보상해준다. 모인 영수증은 연구기관이나 기업에 판매돼 소비 패턴 분석용으로 쓰인다. '티끌모아 태산' 당신도 어렵지 않다. 당장 도전해 보자.
퀴즈를 좋아한다면 퀴즈도 풀고 돈도 벌 수 있다. '잼라이브' 앱이 대표적이다. 잼라이브는 방송에서 문제를 맞히면 상금을 가져갈 수 있는 대국민 라이브 퀴즈쇼로 누구나 무료로 무제한 참여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다운받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생방송에 참여해 퀴즈를 풀면 된다. 퀴즈쇼 방송시간은 15~20분 정도다.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12개의 문제를 차례로 풀어 최종 우승자가 되면 상금을 받는다. 올해 초에는 우리은행이 창립 120주년을 맞아 '창립 120주년 우리은행'에 대한 퀴즈쇼를 2019만원의 상금을 걸고 잼라이브를 통해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평소 걷기를 좋아한다면 걷기만 해도 포인트가 쌓이는 만보기 앱인 '캐시워크'는 필수다. 예컨대 100걸음을 걸을 때마다 1캐시를 준다. 하루에 최대 1만보까지 적립할 수 있다. 1캐시는 0.66원 수준이며 150걸음을 걸으면 1원을 얻을 수 있다. 단, 캐시를 받기 위해서는 100걸음마다 쌓이는 보물상자를 터치해줘야 한다. 밤 12시가 지나면 캐시가 소멸되고 처음 상태로 돌아간다. 이를 알려주는 알림 메시지가 뜨지 않으니 매일 자기 전 터치를 해주자. 까먹으면 아무리 많이 걸어도 말짱 도루묵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귀찮은 것이 싫다면 AIA생명과 SK텔레콤이 함께 서비스하는 'AIA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를 이용해볼 법하다. 앱을 다운받아 목표를 달성하면 SK텔레콤 3000원 요금 할인 또는 커피 쿠폰을 어렵지 않게 매월 챙길 수 있다.
지금까지는 뭔가를 해야 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혜택을 주는 독특한 앱도 있다. '스마트폰을 놓고 수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콘셉트의 '잠보'는 스마트폰을 방치한 시간을 포인트로 환산해준다. 비활성화 시간에 비례해 포인트로 바꿔준다는 얘기다. 일명 '스마트폰 방치 앱'으로 잘 알려졌다. 잠보를 사용할 때는 스마트폰이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미션형 리워드 앱이 있다. '림포'는 게임 요소를 가미한 운동 앱으로 산책·조깅 등 운동 미션을 달성하면 림포 토큰을 받을 수 있다. 토큰으로 앱에서 스포츠 용품을 살 수 있다. '라임'은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롯데마트 등에서 사용 가능한 L포인트를 적립해준다. 환경보호를 표방하는 '후시'는 에너지 절약, 일회용품 줄이기 등 환경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를 준다. 수
기자는 'AIA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 앱을 통해 매일 1만보 이상 걸으면서 건강도 챙기고 매월 통신요금 3000원 할인 혜택까지 누리고 있다. 벌써 7개월 동안 통신비 2만1000원을 아꼈다.
생활 속 작은 관심에서 시작하는 앱테크 당신도 어렵지 않다. 당장 도전을~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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