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매일경제신문이 코스닥 상장사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이 500억원을 넘으면서 최근 2년 새 이익이 10배 이상 증가한 곳은 이들 세 곳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부품 업체인 파트론의 2017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18억원이었지만 올 상반기에 668억원으로 무려 3575.1% 늘어났다.
통신장비 업체 케이엠더블유 이익도 같은 기간 1240% 급증해 올 상반기 804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부품사 엠씨넥스 이익도 같은 기간 941.6% 늘어난 501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에 고급 사양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 이들 코스닥 업체 실적 급증으로 이어졌다"며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경쟁하면서 5G 투자를 늘리자 관련 장비 업체들도 실적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엠씨넥스는 스마트폰과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데, 삼성전자 관련 매출이 크게 늘면서 실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씨넥스 양대 고객은 삼성전자와 현대모비스다. 2017년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76.94%였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 82.67%로 높아졌다. 현대모비스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15.08%에서 7.48%로 반 토막 났다. 자동차 시장 위축으로 자동차용 부품 실적이 급감했지만 그 빈자리를 삼성전자 관련 매출로 메우고도 남은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삼성전자가 2017년부터 스마트폰 전면과 후면에 2개 이상 카메라가 장착되는 '멀티카메라'를 도입하면서 엠씨넥스 매출이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베트남 공장 가동으로 인한 수익성 향상도 기대된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엠씨넥스는 올 하반기 베트남 신공장 본격 가동으로 기존 모바일 제품은 물론 차량용 카메라 모듈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올 들어 이달 21일까지 이 종목을 30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전체 종목에서 352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된다. 21일 엠씨넥스 주가는 전날 대비 7.6% 급등했다.
파트론 역시 삼성전자와 함께 웃었다. 올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 관련 매출 비중이 85%에 달해 같은 업종인 엠씨넥스보다 의존도가 더 높았다. 나머지 파트론 고객사로는 LG전자(매출 비중 2%), 외국 업체(10%) 등이 있으나 이들에 대한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처럼 파트론은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과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다. 파트론 이익이 올 들어 유달리 급증한 것은 삼성전자 갤럭시S10 플러스, 갤럭시S10 5G 등 신규 스마트폰에 이 업체 제품이 채용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파트론이 내년에 삼성전자에 3D(3차원) 카메라 모듈(ToF)까지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으로 외국인은 올해 이 종목을 127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파트론 주가는 6월 18일 1만88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찍었다가 2개월여 동안 조정을 받았고 21일 2.7% 반등에 성공했다.
케이엠더블유 주가는 올 들어 2배 이상 급등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