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등 상업지 재개발도 임대 의무화

앞으로 서울 세운상가 재정비 사업 등과 같이 도심 내 상업지를 재개발할 때도 건설되는 주택의 최대 30%까지 의무적으로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최근 서울 등 도심에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면서 재개발 사업이 과열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정부는 10월 중순까지 개정된 법령에 대한 의견을 받은 후 이르면 10월 말 시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임대주택 의무 비율을 최대 15%까지 적용했지만 기존 도정법 시행령 9조 2항에 따라 상업지역은 임대주택 의무 비율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에 입법예고된 시행령에는 이 같은 예외 조항이 삭제됐다. 상업지 재개발에 적용되는 임대주택 의무 비율은 주거 지역과 동일하게 설정된다.
현재 도정법에서는 재개발 사업 시 의무적으로 건설해야 하는 임대주택을 '건립 가구 수의 30% 이내'로 규정했는데, 시행령에선 이를 완화해 '15% 이내'에서 각 지자체가 자체 판단해 조례로 의무 비율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상한선을 20%까지 높이고 추가 부과 범위도 구역 특성에 따라 최대 10%포인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했다. 다시 말해 최대 30%까지 의무 비율 상향을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국토부 방침은 사실상 서울을 목표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서울시는 도심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영등포, 용산 등 서울 시내 주요 8개 상업지역 주거 비율을 현재 50%에서 90%까지 대폭 상향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백준 JNK도시정비 대표는 "도심 상업지 주거 비율 상향과 임대주택 의무 비율은 완전히 성격이 부딪치는 정책"이라며 "시장 과열 등 부작용을 막으려 한 것이겠지만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